AI 초과이윤 활용 놓고 노사 정면 충돌

2026-07-15 09:01:1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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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사회적 재분배”, 사 “기업 투자 확대” … 노동부 공론화 첫 토론회, 8월 쟁점·대안 담은 녹서 발간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불거진 ‘반도체 초과이윤’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정면으로 맞섰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혁신의 길 토론회’를 열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기존 문법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모두 담아내기 어렵다”며 “우리에게는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천문학적인 AI 성과는 기업의 독자적 혁신만이 아니라 정부의 지원과 노동자들의 노력, 사회적 인프라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투자냐 분배냐’라는 이분법을 뛰어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계 “AI 초과이윤 사회에 환원해야” = 노동계는 AI 혁신으로 발생한 생산성과 초과이윤이 특정 기업이나 일부 노동자에게 집중될 경우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AI 혁신으로 창출된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특정 기업이나 일부 노동자에게만 집중되면 노동시장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사회연대교섭과 연대임금, 공급망 상생 등을 통해 산업과 사회 전체가 함께 성과를 누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본부장은 “AI 혁신으로 창출된 초과이윤과 초과세수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사회안전망 강화, 산업 생태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재분배로 연결돼야 한다”며 법인세제 개편을 포함한 조세·재정 논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별위원장은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윤은 공급망 협력업체에 대한 적정 이윤 보장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며 “AI 산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청년의 고용 창출과 전환 지원에도 추가 세수가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계 “초과이윤 배분보다 투자 여력 확보” = 반면 경영계는 기업 이윤은 혁신과 투자를 위한 핵심 재원인 만큼 초과이윤 배분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근로자는 근로계약과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을 보장받고 있다”며 “추가로 영업이익까지 배분하라는 요구는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자본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AI 전환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이익 배분보다 기업 혁신 지원과 노동시장 전환이 우선 과제”라며 “인재 유출 방지와 근로시간 제도 개선 등 AI 시대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도 “기업 이윤은 혁신과 투자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며 “격차 해소를 위해 기업 이윤을 직접 배분 대상으로 삼기보다 정부가 세수를 활용해 재분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AI 전환에 따른 리스크 대응 방안인 ‘고용유연성’을 두고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경영계는 AI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등 제도의 유연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고용유연성은 결국 노동자를 일자리에서 배제하는 논리”라며 고용 유지와 전환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고 맞섰다.

◆“초과이윤에 특별목적세 도입” “사회연대투자” 제안 = 토론회 발제에 나선 전문가들은 AI 시대 사회계약의 대안으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초과이익에 특별목적세를 부과해 해당 산업의 연구개발(R&D), 산업단지 현대화, 청년 채용, 하청·중소기업 노동자 복지 등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결과만을 나누는 사회연대임금의 한계를 지적하며 원·하청 공동혁신과 미래 인재 양성, 산업전환 지원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연대투자’ 모델을 제시했다.

노동부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AI 산업전환과 기업 투자,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8월에는 노사단체와 전문가, 청년 등이 참여하는 녹서 논의체를 구성해 연내 AI 시대 새로운 사회계약에 관한 녹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녹서는 정부가 특정 정책을 최종 결정하기 전 해당 분야의 주요 쟁점과 가능한 대안을 정리해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발행하는 토론용 정부 공식 보고서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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