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뜨거운 감자’ 미프진 공개 거론

2026-07-15 13:00:0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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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이야기하다 임기 끝나겠다 … 방치는 무책임”

“건강권 보장 큰 걸음” “위험한 발상” 찬반 논란 점화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국무회의에서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을 직접 거론하며 관계 부처에 ‘실용적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이 사안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7년째 제자리걸음인 임신중지 입법 공백과 미프진 도입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금 우리는 허용이 안 돼서 여성들이 해외직구로 복용하는 모양”이라며 “정부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게 해줘야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중지 허용 기간(주수)을 둘러싼 입법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가 기준을 정하려고 하니 낙태죄 허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 밖에 방치하면서 정부는 책임을 모면하겠지만 국민들은 위험에 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오유경 식약처장과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서로 상대 부처 소관이라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 오 처장이 성평등가족부 소관이라고 답하자 원 장관은 “법 개정 전이라도 식약처에서 허용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조원철 법제처장이 사회적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임신 5~10주에 한해 제한적으로 처방을 허용하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이 대통령은 ‘주수’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재차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몇 주로 할 거냐’ 논의하다가 임기가 끝날 것 같다”며 법 개정 전이라도 의사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 처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한성숙 국무총리가 “사안이 예민한 만큼 관계 부처와 함께 안건을 다시 준비하겠다”고 답하면서 관련 토론이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이 임신중지 약물 허용 필요성을 정면으로 제기한 만큼 그동안 ‘입법 우선’ 방침을 들어 소극적 입장을 취해온 식약처가 입장을 바꿀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미 식약처가 외부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모자보건법 개정과 무관하게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복수 제시된 사실이 국회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대통령 발언이 나오자 찬반 진영은 즉각 갈렸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체입법과 의학적 안전성 검증 없는 도입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강행 시 전면 거부 운동을 포함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앞서 약물 부작용 사례 등을 근거로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대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보건시민단체는 환영 논평을 냈다. 이들은 대통령이 강조한 실용적 접근이 의약품 허가에서 그쳐서는 안 되며, 임신중지를 처벌이 아닌 건강과 권리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박용진 부위원장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 건강권 보장을 향한 큰 걸음”이라고 평가하며,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지정과 100여개국의 합법적 처방 사례를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임신중지약물 도입은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으로 그동안 이 대통령이 다른 회의 석상에서 진행 경과를 몇 번 체크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부처들의 의견을 모아 대안을 마련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이재명정부 123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여성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 항목에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과 임신중지 약물 도입이 제시됐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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