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전문변호사가 던진 불편한 질문

2026-07-16 16:20:5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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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 학교폭력입니까?

‘참교육’ 그 통쾌함 이후를 묻는 책

수백건 실제 사건 이야기로 풀어내

실용서 ‘학교폭력 119’도 함께 출간

학교폭력 전문변호사가 수백 건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법률 에세이 ‘학교폭력입니까?’가 출간됐다. 부제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학교폭력의 진실’이다. 책은 가해학생 처벌과 응징으로 압축돼 온 학교폭력 담론을 정면으로 되묻는다.

학교폭력입니까?
학교폭력입니까? 박은선 지음 / 오래봄 / 1만6200원

“더 큰 처벌이 언제나 정의는 아니다”

책은 넷플릭스 ‘참교육’이 보여준 통쾌한 응징 서사에서 출발한다. 드라마가 무너진 교실과 잔혹한 학교폭력을 더 강한 힘으로 제압하는 장면을 그렸다면 이 책은 그 통쾌함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질문을 붙든다. 현실의 사건은 드라마처럼 가해자와 피해자로 선명하게 나뉘지 않고 강한 처벌이 반드시 반성과 변화로 이어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책은 학교폭력 제도를 설명하는 법률서가 아니다. 저자가 직접 마주한 실제 사건들을 각색해 담았다. 신고서 같은 유서를 남긴 아이의 사건에서는 아무리 조사해도 학교폭력의 증거가 나오지 않고 가해학생 부모가 내민 녹음파일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흘러나온다. 증거가 명백한데도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 독자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르며 읽어가다 진실이 한 겹씩 드러날 때마다 첫 판단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네 갈래다. 이 아이를 가해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 아이를 지키려는 부모의 사랑은 언제 아이를 무너뜨리는가, 학교폭력을 해결한다는 우리는 정작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그리고 “처벌은 어디까지가 정의이고 어디서부터 응징이 되는가”라는 물음이다.

“박은선이 바라는 세상은 박은선이 없는 세상”

김누리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 책을 학교폭력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를 비추는 책으로 평가하며 “박은선이 바라는 세상은 박은선이 없는 세상”이라고 썼다. 학교폭력 전문변호사가 필요 없는 세상, 아이들의 갈등이 곧바로 승패를 가르는 법적 다툼이 되지 않는 세상, 학교가 처벌과 승패의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수하고 사과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세상을 뜻한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됐다. ‘이것은 학교폭력입니까’ ‘피해 아이들 곁에서’ ‘가해자의 이름표 앞에서’ ‘부모가 아이를 무너뜨릴 때’ ‘학교폭력은 제도로 해결될 수 있을까’ 순이다. 프롤로그 ‘엄마는 나쁜 학생 편드는 사람이야?’로 시작해 에필로그 ‘엄마가 약속해. 악마의 변호는 하지 않을게’로 맺는다. 부록에는 서울행정법원이 2024년 1월 26일 선고한 2023구합54112 판결문과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서를 실었다. 추천사는 김누리 교수와 강민정 전 국회의원 유은혜 전 교육부장관이 썼다.

저자 박은선씨는 교사 출신 변호사다. 2002년부터 10년 넘게 고등학교 사회과 교사로 일했고 변호사가 된 뒤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실을 거쳐 현재 법률사무소 이유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학교폭력 전문변호사로 수백 건의 학교폭력·교육 사건을 다뤘다. EBS ‘뉴스브릿지’ 고정 출연자였고 저서로 ‘생각 대 생각’ ‘온 세상이 사회 교과서’가 있다. ‘알고 보면 헌법’을 감수했다.

박씨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도 활동하며 학교폭력과 교육정책 문제에 관한 의견기사를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2026년 7월 13일 오마이뉴스에 실은 ‘“고개를 들어라”… 광주제일고가 보여 준 진짜 참교육’에서는 “더 큰 힘으로 아이들을 응징하면서 그것을 교육이라 부르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함께 출간되는 ‘학교폭력 119’는 사건 앞에 선 부모와 교사가 당장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실용서다. 신고와 증거 확보, 학교 조사와 심의, 화해와 불복 절차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박은선 지음 / 오래봄 / 1만6200원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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