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생중계·직통폰…소통 강화하는 단체장
간부회의 생중계, 회의자료 사전 공개
투명성 제고 … 보여주기식 전락 우려도
민선 9기 자치단체장들이 임기 초 주민·공직자들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발 ‘간부회의 생중계’는 전북 부산 등 광역은 물론 기초지방정부로 확산되고 있고 단체장 휴대전화번호 공개, 집무실 폐쇄회로(CC)TV 설치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전국 지방정부들에 따르면 민선 9기 들어 간부회의나 현안 회의를 생중계 또는 영상으로 공개하는 지방정부들이 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일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도 회의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취임 첫날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 전체를 생중계한 데 이어 실·국장 업무보고도 부산시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물론 현안 자료도 함께 공개토록 한 전 시장은 “주요 회의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취임 첫 결재로 ‘간부회의 실시간 생중계 추진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부터 간부회의를 생중계한다. 명칭은 ‘도민주권 전북 라이브’다. 단순 업무 보고가 아니라 정책 추진 배경과 쟁점, 협업과정을 토론하는 방식으로 회의 자체를 바꿀 계획이다.
기존에 시장 주재 확대간부회의를 유튜브로 공개해 온 대전시는 민선 9기에도 이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안건과 회의 자료도 매월 사전 정보공표 대상으로 정해 공개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간부회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민감한 사안이나 내부 검토가 필요한 내용은 비공개하는 ‘전면 공개 원칙, 예외적 비공개’ 방식을 제시했다. 위성곤 제주지사와 김상욱 울산시장도 첫 확대간부회의와 ‘인수위 업무보고·시민간담회’를 공개했고 간부회의 생중계를 공약한 추미애 경기지사도 이르면 다음달부터 실행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는 다른 시·도 운영 사례를 참고해 시민 관심 사안 중심의 선택적 공개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간부회의를 공개하는 기초지방정부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간부회의 생중계를 시작한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현재까지 24회 이상 주요 회의 등을 공개했다. 민경선 고양시장은 간부회의를 월례 ‘시정회의’로 개편해 전 과정을 공개할 계획이고 최원용 평택시장은 지난 16일부터 간부회의 생중계를 시작했다. 경남 김해, 전북 전주·고창·익산, 전남 여수 등도 주요 회의 공개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서영학 통합특별시 여수시장은 시장 직통 ‘시민소통폰 개설’과 ‘48시간 현장점검 기동체계’를 ‘1호’ 사안으로 결재했다. 시민이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생활불편과 정책을 제안하면 담당부서가 처리 결과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장기수 충남 천안시장도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해 문자 등으로 직접 민원을 접수하고 시 누리집 내 공식 채널을 통해 답변한다. 매일 시장 공식 일정과 주요 면담내용, 행사 등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공개한다. 박관열 경기 광주시장은 ‘열린 행정’을 구현하겠다는 취지로 시장 집무실에 CCTV를 설치했다. 동시에 권역별 ‘직통 시장실’, 이동형 ‘달리는 시장실’을 운영, 현장 의견을 듣고 민원실무협의회 검토를 거쳐 시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난 8일 송죽동을 시작으로 44개 모든 동의 ‘주민총회’에 참석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할 계획이다.
공직사회와의 소통방식도 달라졌다. 김태성 통합특별시 신안군수는 부서별 현안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53개 전 부서를 직접 방문하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단순한 업무 청취가 아니라 현장 이해도를 높이고 군수와 직원 사이 벽을 허물기 위해서다. 유명현 경남 산청군수도 취임 후 행정과를 대상으로 시작한 직원 간담회를 모든 부서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공직사회에선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형식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복수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간부회의 생중계 등이 소통을 강화하고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과거 일부 사례들처럼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하거나 공무원 발언 위축, 책임 회피 수단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