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학생부 중복기재 무더기 적발

2026-07-20 13:00:28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감사원, 서울교육청 감사

학폭 기록관리도 부실

다수의 고등학교에서 여러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동일한 내용을 반복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상담기록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의록의 작성·관리도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서울특별시 교육청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지역 239개 고등학교 학생부 작성실태를 점검한 결과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에 동일한 내용을 기재한 교원이 803명에 달했다. 감사원은 교사 한 명이 동일 과목을 수강하는 51명 이상 학생에게 중복기재한 경우를 1건으로 산정해 총 1106건의 양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하나의 문안을 한 해 동안 중복 기재한 사례가 637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년도 문안을 다시 재활용한 사례는 39건, 교육내용이 전혀 다른 1학년과 3학년에 같은 문안을 사용한 사례도 3건 확인됐다.

또 교원 141명은 10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 내용을 동일하게 작성했고, 이 가운데 19명은 2년 이상 같은 내용을 중복 기재했다. 18명의 교원은 반 전체의 70%를 초과하는 학생들에게 동일한 종합의견을 기재했고, 3명의 교사는 하루 만에 반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동일한 내용의 종합의견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교사는 5종류의 종합의견을 작성한 뒤 학생들을 5·10·15·20번, 4·9·14·19번 등 번호로 5개 집단으로 나눠 동일한 내용을 기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울교육청의 학생부 중복기재 점검은 허술했다. 감사원이 확인한 결과 2023년 105개, 2024년 69개 고등학교에서 학생부 중복 기재가 있었지만 서울교육청은 각각 17개 학교와 9개 학교만 적발했다.

이에 감사원은 서울시교육감에게 여러 학생의 학생부를 중복기재한 교원에 대해 자체 조사 후 사안의 경중에 따라 조치하고 학생부 중복 기재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학교폭력 대응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이 강남서초 및 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폭위 심의 사례 155건을 표본 점검한 결과 92.2%에 달하는 143건은 학교가 상담기록을 보관하지 않아 학폭위에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학폭위 요청에도 상담기록이 없어 객관적 증거부족으로 피해 학생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학폭위 회의록도 의원별 토의 내용과 조치근거, 최종 합의 과정 등을 기록하지 않고 최종 결과만 기재해 학폭위에서 어떤 논의를 거쳐 조치사항을 의결했는지 검증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규정을 잘못 이해하거나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않은 채 심의를 진행해 보존기간이 지나지 않은 학교폭력 조치기록을 삭제한 사실도 적발됐다.

교원 인력 운영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감사 결과 교육부의 교원 감축 계획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예상 결원을 실제보다 과다 산정하는 방식으로 2021년 신규 교사 303명을 채용하고 2025년까지 매년 100명 이상 신규 인력을 채용해 초과 현원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4년 정규 교원이 현원을 초과하는데도 기간제 교사를 정원 외로 대거 채용했다.

이로 인해 교육부 교부금 3조5595억원보다 6813억원이 많은 4조2408억원을 인건비로 집행, 수업 기자재 구입 등에 필요한 교육과정운영비를 감액하는 등 재정운영의 효율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