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화재 61시간 만에 초진

2026-07-21 09:28:0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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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창고 화재 중 최장

잔불정리 뒤 원인 규명

잔불 진화 남은 인천 쿠팡 물류센터
잔불 진화 남은 인천 쿠팡 물류센터 21일 오전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잔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8시께 화재 발생 61시간만에 큰 불을 잡고 초진을 선언했다. 인천 연합뉴스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61시간 만에 초기 진화됐다. 국내 물류창고 화재 가운데 큰 불길을 잡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사례로 기록됐다.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와 재발화 방지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완전 진화 뒤 발화 원인과 소방시설 작동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21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된 불은 20일 오후 8시 초진됐다. 초진은 불길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잔불 정리가 가능한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에 남은 열기와 불씨가 많아 화재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불이 난 센터는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전국의 인력과 고가사다리차, 대용량포방사시스템 등 특수장비를 투입했다. 그러나 대량의 가연물과 복잡한 내부 구조, 고열과 짙은 연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화재의 초진 소요 시간은 2021년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의 55시간보다 6시간 길다. 덕평센터는 완전 진화까지 130여시간이 걸렸다. 인천 센터 연면적은 덕평센터의 2배를 넘는다.

불이 시작된 6층에는 생활용품과 종이상자·비닐 등 가연물이 3단 선반에 빼곡히 쌓여 있었다. 층고가 높고 한 층의 면적도 넓은 데다 선반 사이 통로 폭은 약 1.3m에 불과했다. 외부에서 뿌린 물이 적재물 안쪽의 불씨까지 닿기 어려웠고, 소방대원의 진입과 소방호스 전개도 제한됐다.

소방당국은 6층 외벽 일부를 철거해 내부 연기를 빼내고 소화용수를 직접 투입했다. 불이 난 6·7층의 연소를 억제하면서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로봇이 있는 5층 이하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도 주력했다. 상층부의 불이 아래층으로 확산하면 건물 전체가 불에 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화재 당시 근무자 등 121명은 모두 대피했다. 진화 과정에서는 소방관 2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탈진해 치료받았다. 건물 붕괴와 연기·분진 피해 우려로 임시대피소에 머물던 주민은 20일 오후 7시 기준 202명으로 집계됐다. 서해구는 초진 뒤 붕괴 위험이 상당 부분 낮아졌다고 판단해 이날 오후 11시 주민 대피령을 해제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물류창고 대형화재는 20건으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재산피해는 1조236억원에 달했다. 전국 물류창고 5949곳 가운데 72.7%인 4325곳은 2024년 강화된 화재안전기준 시행 전에 지어졌다. 새 기준을 기존 시설에 소급해 적용하는 규정도 없다.

소방당국은 완진 뒤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을 꾸려 최초 발화 지점과 원인, 스프링클러·방화구획 작동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적재 방식과 자동화 설비가 화재 확산과 진화 지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한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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