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실험정보·꼼수 특허 엄단한다
지재처 비정상적 출원행위
특허 취소에 형사처벌까지
앞으로 허위로 실험정보(데이터)를 적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타인의 발명을 베껴 특허출원하면 등록된 특허무효는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지식재산처(처장 김용선)는 21일 “특허 신뢰성을 훼손하는 비정상적 출원행위를 막기 위해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대규모, 반복적인 기망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비정상적 특허출원은 정상적인 활동 기업에 피해를 줘 왔다. A사는 가짜 실험정보를 기재해 특허를 등록받은 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과정에서 허위 기재가 드러났으나 허위기재 부분만 삭제되고 특허권을 유지하고 있다. B사는 타인의 기술자료를 자사의 것처럼 명세서를 작성해 특허 출원과 등록을 마친 후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당한 기업은 막대한 소송금액 부담으로 합의금을 지불해야 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지식재산처는 특허법에 신의성실 준수 원칙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는 허위로 실험정보를 작성, 심사관을 속여 특허를 등록받더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부문만 삭제하면 특허를 유지할 수 있다. 허위자료가 포함된 명세서로 특허를 받으려는 시도를 사전 차단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이에 지식재산처는 명세서에 허위자료가 기재돼 특허가 등록된 사실이 발견되면 특허 전체를 무효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의성실 준수 원칙’을 위반한 특허출원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거절이유를 통지하고 출원인이 정당한 출원임을 스스로 입증하도록 하는 절차도 마련한다.
현행 특허법의 ‘거짓행위의 죄’도 정비한다. 현행규정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대상 행위)로 ‘특허결정을 받은 자’(처벌 대상)를 처벌토록 하고 있다. 대상 행위는 모호하고 처벌 대상은 협소하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잘 알려지지 않은 타인의 발명을 베껴 특허를 출원해도 그 행위 자체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모호해 특허는 무효가 돼도 행위자는 처벌받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처벌대상도 ‘특허결정을 받은 자’로 기술자료를 도용해 특허출원을 해도 특허결정만 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기술자료 도용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지식재산처는 ‘거짓행위의 죄’ 규정을 개정해 처벌가능한 행위 유형을 구체화하고 특허결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거짓행위를 반복하는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형량을 형법의 ‘공무집행방해죄’ 수준으로 강화해 기망행위에 대해 보다 엄중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심사관을 속여 특허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핵심기술과 무관한 다른 기술분야에서 무의미한 구성을 끌어와 단순 결합하는 방식의 편법적 특허출원도 차단한다. 지식재산처는 편법 특허출원이 의심되는 단순복합기술 특허출원에 대해 기술분야별 심사관이 함께 심사하는 ‘자문형 협업 심사’를 도입할 계획이다. 편법특허가 등록된 경우에는 해당 기술분야에 전문성 있는 다른 심사관과 협력해 직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꼼수 특허를 걸러내고 정직한 발명자와 기업의 ‘진짜 기술’이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