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대, 러시아와 ‘북극해 여름학교’ 진행
무르만스크~스발바르 선상
북극항로 선상학술회 준비
국립한국해양대가 러시아 국립고등경제학연구대학(HSE대학)과 손잡고 북극해 스발바르제도 일대에서 여름학교(썸머스쿨)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22일 정문수 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은 “유럽과 갈등하고 있는 러시아는 한국과 손잡고 활동영역을 넓히려 한다”며 “이번 ‘북극해 여름학교’는 북극으로 진출하려는 우리와 러시아의 요구가 잘 조화를 이룬 교류였다”고 말했다.
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러시아 무르만스크와 노르웨이령 스발바르를 오가는 내빙 강화선 ‘프로페서 몰차노프’호 선상과 스발바르 등에서 HSE대학 북극학제간연구센터와 여름학교를 진행했다. ‘프로페서 몰차노프’는 무르만스크와 스발바르를 오가는 유일한 선박이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 국영기업 트러스트 아틱우골과 국제기구 노던포럼, 한국연구재단과 해양대 국립대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정 소장은 “HSE대학은 해양대에 지속적인 교류 확대를 요청했다”며 “연구소도 강연지원과 지속가능한 학술교류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해양대에 따르면 이번 여름학교는 HSE대학의 석·박사과정 등 10여명이 참여한 국제 교육·연구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약 2주간 ‘프로페서 몰차노프’호와 스발바르제도의 고위도 북극 환경 속에서 현장 기반 연구활동을 수행했다. 프로그램에는 △북극 국제관계 △북극 거버넌스 △스발바르의 지정학적 특성 △국제 과학협력 등을 주제로 한 강의와 학생 공동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여름학교에 한국인 대표 강연자로 참여한 임하람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의 북극항로 연구동향과 해양대의 북극연구방향, 북극항로 3.0 시대를 대비한 학제적 연구 필요성 등을 소개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전미자 행정팀장과 타냐 마그누스카야 연구보조원도 강연자로 참여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행사기간 중 트러스트 아틱우골 산하 과학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향후 북극연구와 교육 학술교류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틱우골은 스발바르제도에서 러시아의 활동을 대표해 온 기관으로 석탄채굴 사업뿐만 아니라 관광분야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산하 과학연구기관인 바렌츠버그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북극 관련 과학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외 교육·연구기관과 공동연구 및 학술교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특히 스발바르제도의 독특한 지정학적 성격에 주목했다. 스발바르는 노르웨이 주권 아래에 있지만 스발바르 조약에 따라 여러 국가의 경제·학술 활동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특수한 공간이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최근 국제정세와 제재·규제 환경으로 인해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협력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학과 연구기관 차원의 학술교류가 향후 협력 여건변화에 대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 소장은 “매년 무르만스크~스발바르 왕복 여름학교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HSE대학 아틱우골 스발바르과학센터 등 러시아 연구기관과의 학술교류를 통해 국제협력연구의 수월성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올해부터는 영국 옥스퍼드대 팬데믹과학연구소와 북극항로 내 해양바이오안전에 관한 학제적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는 ‘북극해 항로 3.0 연구’를 위해 러시아와 중국 일본 유럽을 아우르는 민·관·산·학·연 협력체제 구축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북극해 항로 3.0 구축을 위한 토대 연구’(2025~2031년)를 수행하면서 북극해의 국제적 긴장과 협력적 거버넌스, 북극해 해문과 인문의 관계, 항로와 항해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복합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8~9월 해양수산부가 진행할 북극항로 시범운항과 관련 해양대 실습선이 참여할 경우 선상 학술대회 등을 지원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