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하던’ 첨단재생의료, 2030년까지 임상·치료 승인 150건 추진
국내 개발 바이오의약품 5개 목표
무릎관절염·만성통증·혈액암 등
그동안 해외로 나가 치료를 받던 △무릎 골관절염 △난치성 만성통증 △혈액암 △재발성 교모세포종 등에 대해 정부 주도 다기관 임상연구를 추진하한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 국내 치료로 연결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치료계획 승인 누적 150건 이상, 국내 개발 첨단바이오의약품 5개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첨단재생의료는 세포·유전자 등을 이용해 손상된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재생·회복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기술이다.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중대·희귀·난치질환 환자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1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정책위원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제2차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기본계획(2026∼2030년)’을 심의·의결했다.
◆제도 기반 구축에서 환자 치료성과로 = 정부는 제1차 기본계획을 통해 임상연구 중앙심의체계와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 지정제도와 치료제도를 도입했다. 2025년 말까지 승인된 임상연구는 57건이다.
일부 임상연구에서는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은 재발성·불응성 급성 림프모구백혈병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병원 안에서 CAR-T 치료제를 생산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56일이던 생산기간을 12일로 단축했고, 치료받은 8명 중 5명이 투여 1개월 뒤 완전관해를 보였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동종 성체줄기세포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기관을 난치성 기관 결손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난치성 베체트장염 환자에게 오가노이드 기반 치료제를 적용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연구를 실제 치료로 전환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2026년 4월 재발 위험이 높은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자가 면역세포를 투여하는 계획이 첨단재생의료 치료 제1호로 승인됐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이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치료비는 7600만원이다. 치료 후 5년 안에 재발하면 치료비를 전액 환불하는 성과연계 방식이 적용됐다.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2026년 4월 국내에서 개발한 첫 CAR-T 치료제 ‘림카토주’가 품목허가를 받았다. 관련 기업도 2023년 76곳에서 2025년 138곳으로 약 80% 늘었다.
그러나 환자가 국내에서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치료와 국산 제품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임상연구 결과가 치료와 품목허가, 상용화로 연결되는 비율도 낮다. 제2차 기본계획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 접근성 확대, 과학적 규제 합리화와 안전관리 강화, 기술·산업 경쟁력 강화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
◆해외 원정치료 수요 높은 4개 질환 우선 연구 = 정부는 해외 원정치료 수요가 높은 △무릎 골관절염 △난치성 만성통증 △혈액암 △재발성 교모세포종 등 4개 질환을 대상으로 다기관 임상연구를 추진한다. 국내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뒤 치료계획 심의에서 치료비용까지 검토해 국내 치료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무릎 골관절염과 만성통증, 고형암 관련 일부 과제는 임상연구 심의에서 적합 통보를 받아 2026년 7월부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혈액암 과제는 계획서를 보완해 재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 일부 환자는 과학적 근거와 안전관리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해외 의료기관에서 고액의 줄기세포 시술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수요를 국내 임상연구와 치료제도 안으로 끌어들여 환자 안전을 확보하고 경제적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환자의 알 권리와 자기결정권 보호도 강화한다. 승인된 치료법과 실시 의료기관, 치료비용을 첨단재생의료포털에 공개하고 치료 전 설명과 이해 확인을 위한 표준 동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고액 치료비 문제에 대해서는 재난적의료비 등 기존 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치료대안이 없는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공적 지원방안을 검토한다. 치료성과에 따라 비용을 환급하거나 조정하는 성과연계 모델도 확대할 방침이다.
◆자가면역세포 치료 위험도 낮춰 진입 촉진 = 안전성 근거와 활용 경험이 축적된 기술은 위험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우선 배양 자가면역세포를 이용한 첨단재생의료의 위험도를 중위험에서 저위험으로 낮춘다. 정부는 2026년 10월까지 위험도 구분·조정에 관한 고시를 제정할 예정이다.
심의 지연을 줄이기 위한 체계 개편도 추진한다. 심의위원회 위원을 확대하고 고위험과 중·저위험 연구·치료계획을 각각 담당하는 분과위원회를 설치한다. 심의 가이드라인을 2026년 12월까지 마련한다.
한편 산업 분야에서는 바이오프린팅과 세포 기반 인공조직, 항노화, 유전자편집·전달 등 차세대 원천기술과 치료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AI와 바이오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개발, 인공혈액과 이종장기 등 공익적 연구도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