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의혹’ 김건희 첫 종합특검 조사

2026-07-22 13:00:28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금품 받고 21그램에 공사 특혜 제공 혐의

질문지만 150쪽 … 지시 여부 집중 추궁

특검법 개정안 통과 … 수사기간 30일 연장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의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특검팀이 김건희씨를 상대로 첫 대면조사에 나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씨를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씨가 종합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당초 김씨에게 19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김씨는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경기도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해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김씨는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수주와 관련해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디올 의류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1그램은 김씨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와 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이 회사의 대표는 김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당선된 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각각 용산 국방부 청사와 옛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전했는데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수주해 의혹을 낳았다.

특검팀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따내는 과정에 김씨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관저 이전 공사 비용이 당초 배정된 예산보다 늘어나자 이를 21그램에 지급하기 위해 28억원 상당의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 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구속하고 지난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과 관련해 이뤄진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축소·은폐된 데에도 김씨의 개입이 있었다고 의심한다.

감사원은 2022년 10월 참여연대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하자 약 2년간 감사를 진행해 2024년 9월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정작 공사 업체 선정 경위는 조사하지 않았다. 또 자격이 없는 21그램이 모든 공사를 도맡아 하면서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을 내세워 합법적인 것처럼 꾸몄는데도 감사원이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게 특검 수사 결과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봐주기 감사’에 관여한 혐의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난 20일 구속했다. 유 위원의 휴대전화 메모에는 윤 전 대통령을 ‘두목’이라 지칭하고 관저 이전을 ‘경부고속도로 이후 최고의 결단’이라고 평가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 감사 무마 요청이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을 거쳐 유 위원에게 전달된 정황도 포착했다. 감사원 조사에서 21그램 대표의 진술이 실제와 다르게 보고서에 기록되는 등 진술 변경이 이뤄진 정황도 확인했다. 사실상 증거 조작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 등 윗선의 지시 없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김씨를 상대로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수주하고 공사비 관련 예산이 불법 전용되는 데 관여·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조사에서는 김씨에게 충분한 해명 기회를 주기 위해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 관련 내용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김씨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열어 놓은 상태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 관련 직권남용과 군형법상 반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한편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종합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특검 수사기간을 30일 더 연장하고 파견 공무원 수를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조 경력 5년 이상인 특별수사관 중 10명 이내를 공소유지 변호사로 지정해 특검이 기소한 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게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정부는 곧바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개최하고 특검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고, 권 특검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승인하면 특검 수사기간은 다음달 23일까지 연장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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