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표현’ 공무원 최대 파면
소극행정·태만 최소 감봉
관리자 감독책임도 강화
앞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를 처리하지 않고 미루거나 방치한 공무원은 최소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는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혐오 표현을 사용해 공직자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경우에는 최대 파면까지 가능해진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개정안은 입법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일정한 처분이나 행위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하지 않는 부작위·직무태만을 별도의 비위 유형으로 분리했다. 현재는 성격이 다른 회계질서 문란 비위와 같은 징계기준에 포함돼 있지만 앞으로는 독립된 기준을 적용한다.
징계 최소 기준도 견책에서 감봉으로 높인다. 부작위나 직무태만으로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친 소극행정 역시 최소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도록 한다. 견책은 잘못을 엄중히 경고하는 징계인 반면 감봉은 일정 기간 보수를 줄이는 처분이다.
관리자의 감독 책임도 명확해진다. 그동안 소극행정과 달리 부작위·직무태만 비위에는 감독 책임을 묻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 개정안은 관리자가 부하 직원의 업무처리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면 관리자에게도 징계 책임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혐오 표현에 대한 별도 징계기준도 신설한다. 지금까지는 혐오 표현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어 품위유지 의무 위반 중 ‘기타’ 항목을 적용해 왔다. 이 때문에 표현의 대상이나 내용, 공직 신뢰에 미친 영향 등을 반영해 적정한 징계 수준을 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으로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 표현으로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면 비위 정도에 따라 감봉에서 파면까지 처분할 수 있다. 포상 경력이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징계를 낮추는 감경도 제한한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소극행정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공직자에게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도록 할 것”이라며 “소극행정과 혐오 표현에 대한 징계 강화로 국민 눈높이와 시대흐름에 맞는 공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