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범죄 고리 끊는다

2026-07-23 13:00:13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전담수사관 105곳 배치·위장수사 추진

나체추심·SNS 박제 등 악질 추심 차단

경찰이 나체 사진을 이용한 협박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박제’ 등 갈수록 조직화·지능화하는 불법사금융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수사관 배치와 위장수사 도입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단속에 치중했던 기존 대응에서 벗어나 피해자 보호와 범죄수익 환수, 전담수사체계 구축까지 아우르는 대응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2일 ‘불법사금융 범죄 척결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종합적 보호·차단 △체계적 수사 △맞춤형 예방홍보 등 3개 분야 10대 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특별단속을 벌여 관련 사범 2060명을 검거하고 76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상품권 예약판매를 악용한 신종 대출, 나체 사진을 이용한 협박, 가족이나 지인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거나 신분증과 얼굴 사진을 SNS에 공개하는 이른바 ‘박제 추심’까지 등장하면서 기존 단속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범죄는 수사 대응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발생 건수는 2021년 1362건에서 지난해 5519건으로 4년 새 305.2% 늘었다. 반면 보안 메신저와 대포폰·대포계좌 사용이 확산하면서 검거율은 같은 기간 74.7%에서 61.0%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간 사건이 20건 이상 발생하는 전국 105개 경찰관서에는 최소 1명 이상의 전담수사관을 지정한다. 이들은 사건 수사뿐 아니라 피해 상담,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 이용중지와 온라인 게시물 삭제 요청, 관계기관 연계 지원까지 맡는다. 영국의 불법사금융 전담조직(IMLT)처럼 수사와 피해자 보호, 예방 활동을 함께 수행하는 체계를 참고했다.

범행 수단에 대한 차단 조치도 강화한다. 현재 경찰청장에게만 있는 전화번호 이용중지 요청 권한을 전국 경찰관서장으로 확대하고, 범행에 사용된 계좌는 특정금융거래법상 고객확인제도를 활용해 거래를 정지하는 방안을 금융당국과 협의한다. SNS 등에 게시된 신분증이나 얼굴 사진은 삭제·차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수사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위장수사를 도입하고 금융감독원, 지방자치단체 특별사법경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단속을 확대한다. 전국 단위 피해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시·도경찰청 중심의 기획수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불법으로 얻은 이익은 끝까지 환수한다. 모든 대부업법 위반 사건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하고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해 받은 이자도 환수 대상에 포함한다. 단속과 처벌에 그치지 않고 범죄수익 자체를 박탈해 재범 동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피해자 지원도 빨라진다. 다음달부터는 신용회복위원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담을 신청하면 경찰 신고와 보호 절차가 즉시 연계되는 원스톱 시스템을 운영한다. 기존처럼 별도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관계기관 지원이 연계돼 초기 대응이 한층 신속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 분석 결과 직업별 피해자는 일용직과 자영업자가 가장 많았고, 연령별로는 20~30대 사회초년생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청소년과 외국인 근로자를 노린 범행도 잇따르고 있어 경찰은 연령과 직업 특성을 반영한 예방홍보도 병행하기로 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불법사금융은 서민의 경제생활뿐 아니라 미래까지 저당 잡는 착취적 금융범죄”라며 “불법사금융을 통해서는 누구도 어떤 이익도 얻지 못하도록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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