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회…“기존 금융규제 ‘발상의 전환’하자”

2026-07-23 13:00:1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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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고자산 주택담보대출에 부담금 부과” 제안 나와

공급 ‘병목’ 심각 … “서울 인허가·착공, 최근 3년 51% 감소”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새로운 금융 규제 방안으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필요성이 제안됐다. 기존 대출 총량 규제가 아니라 고액 주택담보대출에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확보한 재원을 주거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이날 대토론회에서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사전 국민 의견수렴 결과와 함께 주택공급, 금융, 세제 분야 전문가들의 정책 제안이 공개됐다.

전문가 발제 및 정책 제안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안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이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금융규제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양적 규제만으로는 시장 상황에 정밀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출 한도 자체를 제한하는 대신 비용을 부과하는 ‘가격 규제’ 방식을 제안했다. 고신용·고자산 차주의 고가 주택담보대출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정책 수단을 제시한 것이다. 헌법적 근거로는 정부의 경제 규제·조정 권한을 규정한 헌법 제119조를 들었다.

징수된 부담금의 활용 방안으로는 저소득·저신용층 등 주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금융정책 재원 활용이 제시됐다. 고가주택담보대출에 정밀하게 부과할 경우 고가주택이 전체 주택시장 가격을 선도하는 효과를 일정 부분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됐다.

기준금리를 통한 통화정책과는 분리해 운용할 수 있어 한국은행의 독립적 통화정책 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특히 금리 인하기처럼 주택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시기에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제시됐다.

아울러 외화건전성부담금이나 교통유발부담금처럼 준조세 성격의 제도가 기존에도 있었다는 점에서 기존 조세 체계와 양립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이 제안에 대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주택시장이 복잡한 구조를 가진 만큼 기존 규제와의 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실 수는 없다”며 단기 시장 반응만을 고려한 규제 완화는 더 큰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 규제는 강화 효과보다 완화 효과가 시장에 훨씬 크게 나타나는 비대칭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 분야에서는 진미윤 명지대 교수가 인허가와 착공 감소로 공급 파이프라인이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수도권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최근 3년 장기평균보다 37% 감소했고 서울은 51% 준 통계를 제시하며 특히 전세사기 이후 비아파트 신축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착공 지원과 비아파트 공급 기반 복원, 정비사업 병목 해소, 도심 유휴부지의 계획적 복합개발 등을 통해 공급 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제 분야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방향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됐다. 강성훈 한양대 교수는 종부세 과세기준을 ‘주택 수’ 중심에서 ‘합산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초고가 1주택,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체계 재설계 필요성을 병렬적으로 제시했다. 양도세는 실거주 중심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조정하고 보유세와 거래세 간 정합성을 높이는 방향이 검토 과제로 제시됐다.

대토론회에 앞서 부처별로 진행됐던 국민 경청토론회와 온라인 의견수렴에선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 시장 안정과 투기 억제를 둘러싼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반영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부동산 종합대책과 세제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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