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과반…2030에선 70% 넘어
반대 여론, 한 달 전보다 높아져
민주당 “국민 공론화 계획 없어”
“설득력 있는 보완 방안이 핵심 변수”
더불어민주당이 빠르면 이번 달 안에 통과시키려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법안에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이 지지층 확장을 위해 염두에 두고 있는 2030세대와 중도층의 반대 비율이 높아 주목된다. 민주당은 별도의 국민 공론화 과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우려를 최소화할 보완 대책을 마련해 국민 설득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36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검사에 부여되는 보완수사권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59.4%가 ‘유지’(40.2%)나 ‘예외 허용’(19.2%)을 선택했다. ‘폐지’ 의견은 19.2%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같은 방식으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응답전화 방식 조사에서도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5.3%로, ‘폐지 찬성’(27.4%)을 크게 앞질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한 달 전 조사(6월 22~23일, 반대 47.7%, 찬성 31.3%)와 비교하면 반대 여론은 7.6%p 늘어난 반면, 찬성 여론은 3.9%p 줄어들어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화면접 방식의 조사에서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14~16일 1003명을 대상으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경찰 견제, 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61%였다. ‘기소·수사 분리 원칙에 따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3%에 머물렀다. 여론조사 꽃이 17~18일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 결과에서도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대책으로 검찰에 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 비율(56.0%)이 ‘검찰에 수사권을 주는 것은 검찰개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라 안 된다’(37.0%)는 의견을 크게 앞섰다.
2030세대와 중도층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이 강하게 나왔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20대(18~29세)와 30대의 반대 비율이 각각 66%, 70%였다. 여론조사 꽃의 조사에서는 64.8%, 66.6%였다. 이는 6070세대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중도층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은 두 조사에서 각각 64%, 61.1%로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미디어토마토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경우는 20대와 30대의 반대 여론이 각각 61.9%, 64.7%였고 미디어토마토는 70.0%·74.2%에 달했다. 중도층에서도 각각 61.3%, 59.0%가 반대했다.
세대별 남녀 구분 자료를 제시한 여론조사 꽃의 조사를 보면, 2030세대의 경우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반대 비율도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24일 정책의총을 열고 ‘숙의 과정’을 사실상 마무리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이달 중 보완수사권 폐지와 함께 보완수사요구권 부여, 경찰의 암장 등 부실수사 차단 방안 마련, 피해자 보호 강화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법사위 법안소위는 이날도 집중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강한 것을 알고 있지만 검찰개혁에 찬성하는 국민들이 왜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 공론화 등 국민 여론 수렴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우려를 최대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법안에 담고,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보완수사권을 일부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가 이미 입장을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로 정리했고 법사위에서 어느 정도까지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반영할지만 남았다”면서 “강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그만큼의 위험 부담을 떠안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은 검찰개혁의 필요성보다 수사 공백과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성을 우려하는 인식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향후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는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유지하면서도 수사 공백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방안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