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산업전환, 설비보다 사람이 더 중요”

2026-07-24 13:00:0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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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급과잉·중동 증설·세계 경기침체 등 ‘삼중고’

경사노위, 노사정·지자체 참여 노동전환 해법 모색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중동 증설, 세계 경기 둔화로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산업 경쟁력과 고용안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 재편과 함께 직무전환과 재교육 등 노동전환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21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따른 지역 고용·경제 지원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현재 위기를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진단했다.

이 교수는 “석유화학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등 주력 제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국가기간산업이자 국가 공급망과 산업안보를 떠받치는 기반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유화학은 단순한 소재산업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출발점”이라며 “국내 생산기반이 약화되면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과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지난해 약 480억달러를 수출한 4대 수출산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최대 시장이던 중국이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고 중동 국가들까지 증설에 나서면서 범용제품 중심 성장모델은 한계에 직면했다. 세계 경기 둔화까지 겹쳐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이 교수는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의 경쟁력 약화를 산업구조 변화의 결과로 진단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경쟁력 회복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설비를 얼마나 줄이느냐보다 산업을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법으로는 고기능성 스페셜티 화학소재 중심의 산업전환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제는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기술의 경제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며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시설 중심에서 기술과 인재 중심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도 핵심과제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는 설비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며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할 연구개발 인력과 첨단기술 인재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전환은 노동시장 변화도 요구한다. 기존 생산직 수요는 줄고 연구개발과 공정제어, 디지털, 친환경 분야 인력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직자의 직무 전환과 재교육 체계 구축이 필수라는 것이다. 노동전환은 고용안정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이기도 하다. 기존 숙련인력이 새로운 공정과 기술에 적응하도록 지원해야 기업도 산업전환에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경사노위는 이날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따른 지역 고용·경제 지원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산업 경쟁력과 고용안정, 지역경제 회복을 함께 논의하는 첫 중앙단위 사회적 대화기구다.<관련기사 21일 ‘석유화학산업 위기 대응 사회적 대화기구 출범’(https: www.naeil.com news read 595930)>

위원회는 앞으로 △일자리 및 지역경제 영향 진단 △고용안정 방안 마련 △일자리 전환 및 창출 지원 △지역경제 충격 완화 및 회복 지원 △석유화학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노사협력 방안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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