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연장에도 갈 길 먼 특검
특검법 개정 이어 대통령 승인 … 한달 더 수사
대부분 수사 진행중 … ‘윗선’ 규명에 총력 전망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이 연장됐다. 대부분의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특검으로선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규명해야 할 의혹이 워낙 많아 수사 일정은 촉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종합특검팀이 요청한 수사 기간 연장을 전날 승인했다. 이에 따라 24일 종료될 예정이던 특검팀의 수사 기한은 다음달 23일까지로 늘어났다.
특검 수사 기한이 연장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특검팀은 30일씩 2차례 기한을 연장해 특검법에서 정한 최대(150일)로 기간을 늘렸음에도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렵게 되자 국회에 3차 연장을 위한 특검법 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특검법 개정안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고, 이 대통령이 특검의 연장 요청을 승인하면서 특검팀은 30일간 수사를 더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수사해야 할 의혹이 많은 탓에 추가로 확보한 30일도 빠듯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이 현재까지 재판에 넘긴 사건은 관저 이전 관련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직권남용 사건, 김명수 전 합참의장 등 합참 지휘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사건 정도다. 특검 수사 대상 사건의 상당수는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국가정보원의 내란 관여 혐의 사건의 경우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정원에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 조사관을 파견하라는 지시가 전달된 정황을 파악했다. 또 방첩사·경찰청과 ‘컨택 포인트’를 구축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정황을 포착하고 이같은 지시가 실제 진행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세 차례 소환조사했으나 아직 신병 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에 대해서도 신병 처리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조 전 단장은 이른바 ‘서강대교 회군’을 지시해 훈장까지 받았으나 비상계엄 초기 적극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로 2차례 특검의 조사를 받았다.
노상원 수첩과 관련해선 특검이 현장 검증까지 실시했지만 노씨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체포방해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특검 출석을 거부해 수사가 더디다. 특검은 이들이 출석 조사 대신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검토한 후 소환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비교적 속도가 빠른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사건의 경우 특검팀은 불법 예산 전용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등을 재판에 넘긴 데 이어 김건희씨를 지난 22일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관저 이전 대상지가 기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변경된 경위와 관저 이전 공사를 김씨와 친분이 있는 21그램이 따낸 과정 등을 추궁했으나 김씨는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김씨에게 확인해야 할 의혹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난 20일 구속했다. 유 위원은 윤석열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데 특검팀은 대통령실 등으로부터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23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원 전 장관은 국토부가 양평고속도로 종점 노선을 김건희씨 일가 땅 일대로 바꿔 특혜를 주려한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전면 백지화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원 전 장관이 갑작스레 사업 백지화를 들고 나온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특검이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특검팀은 이밖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 기간을 추가로 확보한 특검팀은 윗선 규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