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01조 강제노동 관세’ 부과 … 한국 12.5%
60개국 대상, 4개 그룹 10~12.5% 차등 적용
과잉생산 관세 추가시 ‘15% 상한’ 사수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전 세계 60개국에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12.5%의 관세를 맞았다. 한국의 대미 수출품 가격이 평균 2.5%p 더 상승하게 된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입된 ‘10% 글로벌 관세’ 만료를 7시간 앞두고 이를 대체하는 새 관세가 발표된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문제 삼아 60개국에 10~12.5%의 관세를 확정한다고 밝혔다. 대상이 된 60개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은 미국 수입품의 99%에 달해 사실상 주요 무역파트너를 망라한 조치다. 강제노동 관세는 24일 0시 1분(미국 동부시간)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3월 개시된 무역법 301조 조사 2건(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과잉생산) 중 첫 번째인 강제노동 조사의 최종 결과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USTR은 6월 2일 14개 경제권에 10%, 한국을 포함한 46개 경제권에 12.5%의 관세 부과를 제안하는 예비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이를 최종 확정하면서 60개 경제권을 기존 무역합의 여부 등에 따라 4개 그룹으로 재분류했다.
한국은 일본 스위스와 함께 첫 번째 그룹으로 분류됐다. 기존 최혜국(MFN) 관세가 12.5% 미만이면 301조 관세와 합산해 총 12.5%가 적용되고, MFN 관세가 이미 12.5% 이상이면 301조 관세는 0%가 되어 기존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는 방식이다.
캐나다 멕시코 영국 인도 등 17개 경제권은 기존 관세에 10%가 단순 가산된다. 중국 브라질 등 38개 경제권은 12.5%가 그대로 더해지는 등 국가별로 적용 방식에 차이를 뒀다. 다만 이번 관세는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 대상품목과 원자재 등 특정 품목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산업부는 “이번 발표로 미측 관세조치의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24일 밝혔다.
문제는 이번에 확정된 강제노동 301조 관세에 더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과잉생산 301조 관세’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두 관세를 합산한 값이 15%를 넘어서면 기존 무역합의보다 불리해지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포함한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25%의 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 문제를 주요하게 소통해왔다. 122조 관세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각각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면담하고 강제노동·과잉생산 301조 관세를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두 관세를 합산해도 총 1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하게 요청했고, 미측도 기존 무역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15% 상한이 실제로 지켜질지는 아직 최종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 이번에 최종 발표된 것은 강제노동 관세뿐이며, 과잉생산 분야 301조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어 USTR 대표가 지난달 기존 무역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긴 했지만 향후 과잉생산 관세가 최종 발표되는 시점에서 재차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과잉생산 분야 301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과정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기존 한미 관세합의를 통해 확보된 우리측 이익균형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양현승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