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추수 후 4개월 만에 올랐다

2015-03-06 11:18:03 게재

농협재고 줄어들까 관심… 정부, 6만톤 매입시점 고민

산지 쌀값이 지난해 가을 햅쌀 수확 이후 처음으로 소폭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적정 수요량보다 많이 생산돼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쌓여 있는 쌀에 대한 격리(정부가 매입해 창고에 저장해 두는 것) 시점을 놓고 농협과 정부 사이에 갈등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과 GS&J인스티튜트(이사장 이정환)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당 16만1752원으로 10일 전보다 0.08%(124원)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5일 햅쌀 가격 발표 이후 4개월 만에 처음 오른 것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추수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았지만 4개월간 계속 약세를 이어왔다. 올 1월 15일에는 80kg당 16만2000원대로 하락했고, 2월 15일에는 16만1000원대로 떨어졌다.

산지 쌀값 하락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적정 수요량보다 24만톤 많은 424만톤에 이른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 400만톤 넘는 과잉생산분을 모두 매입, 시장에서 격리(창고에 저장)하기로 했고 18만톤을 우선 격리했다. 하지만 산지 가격이 계속 떨어져 농협에서 6만톤도 서둘러 격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운영하는 농협의 전국협의회 조합장들과 RPC 장장, 전국농협쌀조합공동법인 대표이사들은 지난달 25일 정부가 약속한 쌀 6만톤을 추가 격리해 달라는 건의문을 작성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농협은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연평균 매입량보다 30만톤이나 더 많은 165만톤을 매입해 농업인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정부가 약속한 추가 물량의 매입이 늦어지면서 올해 산지 쌀값은 지난해보다 6% 이상 하락했고 재고 과잉으로 인한 야적물량 과다로 부패와 변질이 우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지 쌀값이 소폭 상승하자 향후 쌀값 동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S&J는 신중한 입장이다. 김명환 GS&J 농정전략연구원장은 지난 4일 발표한 '산지 쌀값 4개월 만에 첫 상승'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서도 매 10일마다 0.17∼0.37% 하락했고, 바로 직전 10일 간에도 하락률이 0.24%였던 것에 비하면 0.08% 상승도 큰 폭의 반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시적 현상인지 본격적 반등이 시작된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농협은 3월 중순 이후 산지 쌀값이 대폭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위남량 농협중앙회 양곡부장은 5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11일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끝나고 나면 각 농협에서 미곡종합처리장에 야적해 둔 쌀(나락)을 싼 값에라도 팔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쌀값이 떨어지면 농업인들에게 비판 받을 수 있어 갖고 있었지만 당락이 결정된 후에는 부패·변질을 막기 위해서라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농식품부는 약속했던 물량은 모두 매입할 것이라는 원칙 아래 올 가을 수확기 가격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매입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