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 설립방식 다시 안개 속으로

2016-04-08 10:38:47 게재

축산특례유지·사업목적달성 쟁점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농협경제지주에 대한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3월 28일자 내일신문 참조)

민간농업경제연구소 GS&J가 농협경제지주와 별개로 축산경제지주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를 비판하는 협동조합 전문가들의 반론이 터져나온 것이다.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일 축산지주 설립은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농협중앙회 자원배분에서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는 "농협경제지주와 축산경제지주 사이에 갈등이 발생해 축협의 이익이 낮아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농협경제지주는 2011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따라 농협중앙회에서 분리·설립됐지만 중앙회가 담당하던 사업을 모두 넘겨받지 못한 상태다.

농협중앙회는 당시 농협법 개정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해 농축산물 판매·유통 등 경제사업을 2017년 2월까지 단계적으로 넘기기로 했다.

과도기로 중앙회에 농업경제대표와 축산경제대표를 두고 양 대표가 모두 경제지주 회장을 겸하고 있다. 농업경제는 농산물 관련 사업을, 축산경제는 축산물 관련 사업을 담당한다.

경제지주 설립을 규정한 농협법이 개정된 때로부터 5년이 흐른 뒤 경제지주 설립 방식을 다시 논쟁의 한 가운데 끌고 들어온 것은 GS&J다.

이 연구소 이정환 이사장과 박성재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농협경제지주사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농협경제지주와 축산경제지주를 각각 설립하자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농협경제지주라는 단일 지주 안에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아우르는 단일 대표를 두는 '단일지주/단일대표' 안은 품목별 전문성을 지향한다는 농협발전 방향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또 축산경제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축산경제대표는 축협조합장 회의에서 추천된 자를 선출한다'는 등 네 가지 조항을 규정한 농협법 132조 '축산특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경제사업에서는 농업경제와 축산경제가 협력해 추진하는 게 효율적인 사업이 많다"며 "농경과 축경이 서로 협력해 사업의 상승효과를 높이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노재선 서울대 교수(농경제사회학부)도 7일 논쟁에 가세했다. 노 교수는 "2011년 농협법 개정 때는 축산특례 조항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다"며 "농축협 중앙회 통합 당시(2000년)의 농협법 정신과 사업분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농업경제대표와 축산경제대표는 분리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본말이 전도된 논쟁을 경계했다. 김 소장은 "조직개편 완료를 위해 지배구조 관련 이슈도 다뤄야 하지만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하위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경제사업활성화와 조합원 중심의 민주적 운영이라는 관점에서 지배구조 문제를 다뤄야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또 "GS&J 주장은 축산지주의 전문성을 최선형으로 했을 때 축산경제의 협동조합적 계열화체계가 강화될 수 있는지, 일선 축협과 사업적 협력체계가 강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농협의 산지유통과 도매단계는 농업경제와 축산경제의 전문성을 독자적으로 확립하는 게 가능하지만 식품산업과 소매유통 영역에서는 농경과 축경의 협력과 융합이 중요한 성공요인이라는 것도 지적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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