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비상 … 당국 '안이한 대응' 경고
증권사 연체율 15.88%, 해외 대체 투자 손실 확대
CEO 면담 등 집중관리 … "충당금 충분히 적립해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증권사 최고 리스크관리 책임자(CRO)를 소집했다. 부동산PF 연체율 상승과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이 현실화되고 있어서 증권사에 대한 집중관리에 나선 것이다.
20일 오전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10곳의 CRO 등과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관리 강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금융투자 담당)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PF대출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과 관련해 투자손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리스크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방안을 제출하도록 해 점검하고, CEO 개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15.88%로 지난해말 10.37%와 비교하면 불과 3개월 만에 5.5%p 상승했다. 2020년말 3.37%, 2021년말 3.71% 대비 10%p 이상 급등했다. 이와함께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급락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주도로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빌딩에 대출해준 2800억원 대부분이 손실 처리될 가능성이 높고,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도 매각 가격이 매입가보다 낮을 수 있어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손실 위기에 처했다.
금감원은 해외 대체투자를 조사한 결과 건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대상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손실 징후가 발생할 경우 재무제표에 적시 반영될 수 있도록 상시적인 자체 점검을 증권사에 통보했다 .
금감원은 또 부동산 PF 관련 추가부실 발생에 대비해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능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황 부원장보는 "대출만기가 연장되고, 인허가가 지연되는 등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야 한다"며 "부도율 적용시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과 향후 부실 확대 가능성을 적절히 반영하는 등 충당금 산정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리스크관리를 질타하고 안일한 대응에 대해서는 경고했다. 황 부원장보는 "금리가 하락하고, 시장이 회복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안일한 인식은 경계해야 한다"며 "그간 증권업계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잠재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접근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