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신임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거는 기대
요즘 문화체육관광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K-컬처’를 미래 핵심 성장산업으로 키우고, ‘K-관광’ 3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걸었다. ‘K-컬처 300조원’ ‘K-관광 3000만명’이라는 상징적 숫자는 문화와 관광을 더 이상 개별 정책이 아닌 국가 성장전략으로 관리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흐름 속에서 문체부는 조직개편을 통해 실행력을 강조했다. 문화는 산업으로 키우되 권리 보호를 기반으로 삼고 관광은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범부처·지방자치단체·민간 협업을 조정하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제 관심은 실행 조직으로 옮겨간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신임 사장에 광고·마케팅 분야 전문가가 임명됐다. 문체부는 글로벌 시장 경험과 전략실행 역량을 강조하며 ‘K-관광 패러다임 전환’과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특히 오랜 공석 끝에 사장이 임명됐다는 점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관광을 알리는 역량은 중요하다. 인바운드 시장이 다변화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다만 관광은 마케팅과 홍보가 전부는 아니다. 관광객이 찾지 않는 지역에는 콘텐츠와 기반시설, 사람을 끌어올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관광객이 몰리는 곳에는 교통 환경 주거 노동 지역상권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K-관광 3000만명은 마케팅 목표라기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 전체의 목표에 가깝다. 3000만명 시대란 더 많은 사람이 한국을 찾는다는 의미를 넘어 그 숫자를 감당할 제도와 기반 시설, 지역의 수용력, 산업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신임 사장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더 잘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광고·마케팅 전문가로서의 강점이 살아나려면 그것이 정책과 현장 운영, 이해관계 조정과 결합돼야 한다.
관광 정책의 핵심은 중앙정부의 목표와 지방정부의 이해, 지역 주민의 삶, 산업 현장의 조건을 함께 조율하는 데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단발성 전략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운영구조를 갖추는 일이다. 관광공사는 그 구조를 현장에서 작동시키는 핵심 기관이다.
한국 관광은 기회의 문 앞에 서 있다. 그러나 기회가 커질수록 관리의 책임도 커진다. 관광 기반시설 확충, 지역 콘텐츠의 고도화, 고부가가치 관광 전략 강화, 서비스 품질 관리 등이 함께 이뤄질 때 지난해 말 달성한 ‘외국인 관광객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관광의 성장은 숫자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그 숫자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출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성장이 된다. 그리고 그 구조를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책임이 지금 관광공사 리더십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