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1800여곳과 협력합니다"
사계절·한림 등 도서관 지원 활성화
서울도서관, 출협·출판인회의와 협력
아직 시작 단계이기는 하나 몇몇 출판사들은 도서관과 협력의 필요성을 깨닫고 실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사계절출판사, 한림출판사, 보리출판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출판사들은 "콘텐츠를 지닌 출판사가 먼저 도서관에 손을 내밀어야 도서관이 활성화되고 독서 생태계가 강화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독서인구 확대, 출판이 앞장서야"
이 출판사들이 지원하는 도서관 프로그램들은 책에 실린 원화 아트프린트 액자 대여, 저자 강연, 독후 활동 자료 지원 등 다양하다. 1990년대부터 학교도서관에 도서목록을 제공하기 시작한 사계절출판사를 시작으로 2012년~2013년에 이런 지원들이 체계화됐다.
사계절출판사의 경우 해마다 원화 아트프린트 액자 대여를 도서관 400여곳에, 저자 강연을 500여곳에, 독후 활동 자료를 600여곳에 지원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한림출판사 역시 도서관 1800여곳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사서 회원 1500여명을 둘 만큼 도서관 협력 분야가 성장했다.
또 사계절출판사, 한림출판사, 보리출판사, 한울림출판사 등 4개 출판사는 지난해 전국도서관대회에 참여, 도서목록을 나눠주고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등 도서관과의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
사실 도서관 지원은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나지 않는데다 전담 인력을 둬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 때문에 대다수의 출판사들은 '도서관과의 협력'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출판사에도 이익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인 어린이들이 결국 책을 구입하는 독자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또 책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어 다음 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박찬수 한림출판사 이사는 "매출 중심의 교육을 받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출판인들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도서관·서점·어린이집 독서교육 활성화를 통한 독서인구 저변 확대는 출판인이 앞장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원들은 책에 실려 있는 그림을 리플렛에 담고 싶어도 저작권 때문에 주저하게 되고 저자 섭외를 하기도 어려운 도서관에는 큰 도움이 된다. 또 이런 지원을 통해 도서관과 출판사가 협력 관계가 돼 도서관이 해당 출판사의 책을 구매하기도 한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가시적으로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정수 서대문구립이진아도서관 관장은 "출판사가 저작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책에 실린 그림을 리플렛이나 인테리어에 사용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면서 "한림출판사의 협조로 원화를 활용해 다문화자료실 인테리어를 했고 책을 구매할 때 한림출판사의 다문화 책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북페스티벌에 출판계 참여
최근에는 출판사와 협력, 도서관 북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예도 나타나고 있다. 한림출판사는 지난해 서대문구립이진아도서관의 북페스티벌을 후원했다.
지난해 서울도서관이 주최한 '서울 북페스티벌'은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인회의와 협의, 출판사의 축제 참여를 공모했다. 김지혜 사서는 "도서 판매 부문은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협의, 서점 활성화 차원에서 서점에서 진행했다"면서 "출판과 서점 관련, 상징성이 있는 대표 단체와 협의한 사례"라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은 올해 북페스티벌과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캠페인' 등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출판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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