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물의 미래, 경주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며, 모든 것은 물에서 시작하여 물로 돌아간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도 물 예찬론을 펼쳤듯, 4월 경북 경주는 '물'로 가득 채워진다.
경주시는 '제7차 세계 물포럼' 개최를 앞두고 있다. 물포럼을 계기로 새로운 물 패러다임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포럼은 세계 물 전문가들이 모여 물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미래 물 산업에 대해 논의하는 '물 올림픽'이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2003년 일본 이후 두 번째 열린다.
물 포럼이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점은 의미가 크다. 우리의 삶과 물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문명도 물을 근간으로 했다.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아메리카 고산지대 '잉카 문명', 우리나라 경제산업 발달을 이룬 '한강의 기적'까지, 모두 물로부터 시작했다. 계절에 맞는 적절한 비로 일년의 농사 성패가 달라지기도 하고, 생명현상을 지속시키고 순환시키는 생명의 원천이다.
가까이 존재해 그 소중함을 더 모르는 물, 경주도 물로부터 삶의 터전을 일궈온 '물의 도시'다. 경주의 물은 바다로부터, 산으로부터, 그리고 강으로부터 온다. 동쪽으로는 아름다운 해안을 접하고 있으며, 시가지를 감싸는 남천·북천·서천 3개 강이 조화롭게 흐르고 있다. 특히 보문호를 비롯한 40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와 댐 저수지가 있고, 시내 곳곳에는 아직 우물이 존재한다. 특히 월지·서출지·포석정·재매정 등 신라 1000년의 역사와 함께하는 수많은 연못과 우물이 아직도 남아있는 유서 깊은 도시다. 우물과 연못에는 많은 역사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신라 시조인 박혁거세가 우물에서 알로 태어났다는 설화가 있는데, 설화에 나오는 우물이 바로 경주의 '나정'이다. 또 통일신라시대에는 17만호의 물과 하수를 완벽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물포럼을 경주에서 개최하는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
지금 세계는 사상 최대의 물 부족 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한 물을 통해 건강한 삶을 제공해주여야 함에도 자칫 소홀해 물 부족과 수질오염이라는 두 가지 숙제만을 떠넘길 수 있다.
이러한 숙제 해결을 위해 경주는 '물의 도시'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전국 최초로 수질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수처리시간을 12시간에서 15분으로 단축시키고, 하수의 질소와 인을 90%까지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허를 출원해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다. 또 북천· 충효천·신평천 등 개선 사업을 통해 생태하천 복원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세계물포럼 성공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와 경주는 전 세계 물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선진 기술을 제공하는 '물 선도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최양식 경북 경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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