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하지 않으면 죽는다 … 모바일경제의 성장
기존질서와 충돌 사회문제화
일자리 창출 대안으로 '주목'
#지난 2월 4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앞.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택시 운전사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었다. 이들은 '우버는 한국을 떠나라'는 글씨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우버가 불법 논란에도 지속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어렵게 면허를 얻어 택시영업을 하는 우리의 생존권을 넘보고 있다"고 외쳤다. 지난달 말 멕시코 주요 도시에서도 택시기사들이 '우버반대'를 외쳤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차량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우버와 택시업계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선 '허가를 받지 않은 사업자가 택시사업을 할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봉합됐다. 하지만 우버로 대표되는 새로운 모바일경제 질서와 기존 질서와의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으로 승객과 차량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우버엑스'는 승객과 일반 승용차를, '우버택시'는 승객과 택시를 이어준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선 차량용 내비게이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차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소유하는 것이 내비였다. 이에 따라 내비게이션 생산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 기업들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몰아넣었다. 'T맵'으로 대표되는 내비게이션 앱이 그 자리를 뺏어갔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내비게이션 생산 기업들은 차량용영상기억장치(블랙박스)로 업종을 변경하거나 문을 닫았다.
◆'공유' 앞세운 모바일경제의 진격 =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생겨난 서비스들이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바야흐로 모바일 전성시대다. 특히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국내에서는 그 변화의 속도가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스마트폰은 지난 2009년 하반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5년만에 한국인의 일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이제는 금융, 부동산, 유통 등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있다. 카카오톡 등장 후 한국인들은 그룹채팅으로 모임을 갖고, 쇼핑을 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한다. 메신저를 통해 기부하는 문화도 생겼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소통을 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모바일경제 성장으로 급속한 변화를 걷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유통업계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PC를 통한 인터넷 쇼핑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5.4% 줄었다. 반면 모바일 쇼핑 시장규모는 122.3% 증가한 13조원으로 커졌다. 이에 따라 오픈마켓 등 기존 모바일 쇼핑 강자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고, 기존 유통업체들도 모바일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TV홈쇼핑업체들은 전용 모바일 앱을 개설하고 간편 주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경우에도 아직은 모바일 쇼핑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수준이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모바일 쇼핑 비중 증가는 전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앱 개발, 일자리 창출 '효자'될까 = 이 같은 모바일경제 성장은 일자리 수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바일혁명에 올라타지 못한 분야는 급격히 쇠락하는 반면 모바일 앱 관련 창업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학회에 따르면 스마트폰 도입 이후 국내에서 앱이 일으키는 연간 고용효과는 직접고용 24만5030명, 간접고용 6만1000명 등 총 30만6000여명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른 앱 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1조원으로 앱당 1억300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앱 관련 기술직 직접고용 규모는 11만7803명, 비기술직 직접고용은 12만7227명으로 추산됐다. 유럽연합(EU) 역시 앱을 통해 창출된 일자리 수는 33만개의 기술 일자리를 비롯해 총 79만4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주요 1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창출되는 연간 매출이 6820억달러(약 745조원)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나라는 모바일 인터넷 산업에서 2017년 400억달러(43조원)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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