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산업 비중 25개국 중 최하위권

2015-11-17 10:27:41 게재

1위 프랑스, 2위 호주, 3위 미국 … 국토연 "역할 높이는 방안 마련해야"

부동산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순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은만큼 부동산산업의 역할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은 16일 '부동산산업의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세계투입산출DB(WIOD)에 따르면 한국 부동산산업 산출액이 전 산업 산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기준으로 3.32%에 불과해 분석대상 25개국 중 중국 다음으로 최하위"라고 밝혔다.

1위는 프랑스(8.47%)이고, 그 뒤로 오스트레일리아(8.46%) 미국(8.25%) 핀란드(8.11%) 일본(7.65%) 순으로 높았다.

WIOD는 EU 집행위원회 주관하에 세계 40개 국가의 산업연관표와 무역데이터, 국제수지통계 등을 이용해 국가간 거래표를 추정해 발표하고 있다. WIOD는 국가간 산업 규모의 상대적 비교가 용이하다고 국토연은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현재 한국 부동산산업 매출액은 50조원 규모로 축소됐다. 2007년 42조원에서 2010년 59조원으로 상승하다 2011년 이후 감소세다. 특히 다른 국가들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부동산산업 비율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소폭에 그친 반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예컨대, 2005~2011년 사이 영국은 6.21→6.81%, 프랑스는 8.40→8.47%, 일본은 7.05 →7.65%, 호주는 8.40→8.46%로 각각 상승했다. 하락한 미국(9.15→8.25%), 독일(7.55→7.13%), 네덜란드(5.76→ 5.67%), 대만(4.59 → 4.55%)도 대부분 소폭 하락에 그쳤다. 반면, 한국은 1995년 4.55%, 2000년 5.00%, 2005년 4.39%, 2011년 3.32%로 크게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산업 종사자 비율은 체코, 에스토니아와 함께 OECD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전 산업 대비 부동산산업 종사자 비중이 2009년 2.1%에서 2013년엔 1.9%로 줄었지만 여전히 OECD 평균(1.1%)보다 훨씬 높다.

보고서는 "우리 부동산 산업의 상대적인 영세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영국·덴마크(각 1.7%), 일본·헝가리·스웨덴(각 1.6%)도 높은 편이다.

부동산산업 구조 역시 외국과 많이 다르다. 한국은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 49.7% △부동산 관리업 27.3% △부동산 중개 및 감정평가업 12% △부동산 임대업 11% 순으로 구성됐다. 부동산 임대업 비율이 가장 낮다. 반면, 대부분 국가에선 부동산 임대업이 부동산산업 주류다. 부동산 임대업 비중이 미국(58.75%), 영국(63.0%), 일본(57.5%) 모두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임대업 비중이 낮은 것은 우리 임대시장이 주로 사적인 전월세시장에 기인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토연은 부동산산업이 거시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전체 순자본스톡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1%(2013년 현재)임을 고려할 때 한국도 세계적인 부동산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 포브스(Forbes) 글로벌 2000에 따르면, 세계적 기업 2000개 중 부동산기업이 78개지만 한국기업은 하나도 없다. 미국 25개, 중국 15개, 홍콩 13개, 영국 7개, 일본 5개 등이다.

김승종 책임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부동산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우리도 시장 구조변화에 대응하는 부동산산업의 성장기반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은만큼 신뢰성을 회복하고, 제대로 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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