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와 벡터 킬러문제를 대하는 자세!

2015-12-31 01:37:21 게재

새로운 수능에 따라 내년부터는 기하/벡터 파트의 문제가 대폭 늘어난 10문제가 출제된다. 고등학교 이과생들을 가장 괴롭히고 학생들이 어려워 하는 부분이 기하/벡터 파트이다. 실제로 9월 평가원 시험에서 처음으로 기하/벡터가 출제되면 6월 시험까지 1등급을 유지하던 학생들이 9월 시험에서 3등급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간단히 말해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경계선이 기하/벡터 파트이다.
학생들이 이 부분의 문제를 풀다보면 가장 당혹스럽게 여기는 것이 일반 참고서나 사설 모의고사, 내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출제된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을 세가지로 설명해 보겠다.

첫째, 입체를 단면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평가원에서 출제되는 공간도형 문제는 아이큐 테스트가 아니다. 따라서 고도의 공간지각 능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물론 공간지각 능력이 우수할수록 유리하기는 하지만 고등학생에게 그 정도의 공간지각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일반적인 능력만을 요구할 뿐이다. 공간도형을 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입체를 교선방향에 수직으로 보아서 단면화 하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것이 공간도형을 처음 배울 때, 평면결정조건과 각종 공식, 가령 삼수선 정리, 이면각, 정사영 등이 단면화와 관련있다는 것을 모른채 그저 책에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없이 배운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해 교과서나 참고서에 서술된 공간도형의 성질과 공식 등은 입체를 단면화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다. 그것도 교선방향에 수직으로 보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입체를 단면화를 잘할수록 공간도형 성적은 급속도로 향상이 된다.

둘째, 벡터의 일차결합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도 교과서나 참고서 서술방식 때문에 학생들이 벡터를 오해하는 부분이 벡터의 일차결합일 것이다. 모든 교과서와 참고서는 서로 다른 두 벡터의 시점이 일치하게끔 그림을 그려넣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두 벡터가 나오면 시점을 일치시킬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어쩔 수 없다. '파블로프의 개'의 실험처럼 모든 교과서와 참고서의 서술방식이 그러하므로 조건반사식으로 시점을 일치시킬 생각을 하는 것이다. 헌데 실제 수능 평가원 문제에서는 시점을 일치시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상당히 많다. 시점을 일치시키지 못하는 순간부터 수험생은 멘붕에 빠지게 된다.
사실 벡터는 시점과 별 상관이 없다. 굳이 시점을 일치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시점따로 종점따로 각각 내/외분점에 맞추에 계산하면 된다.
즉 시점이 달라도 주어진 벡터식을 조작하면 시점과 종점이 일정한 내분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점끼리의 내분점, 종점끼리의 내분점을 새로운 시점과 종점으로 잡기만 하면 된다. 실제 수능 평가원은 이 방식을 굉장히 선호하고 빈번하게 출제된다. 이것만 잘해도 벡터의 어려운 문제는 쉽게 풀 수 있다.

셋째, 내적과 정사영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서 말한대로 벡터는 시점과는 상관없기 때문에 굳이 시점을 평행이동시켜 문제를 풀 필요가 없다. 두 벡터가 주어질 때, 한 벡터를 다른 한 벡터 위로 정사영을 시켜 내적을 풀면된다. 즉, 시점따로 종점따로 다른 벡터 위로 정사영을 시키면 된다. 정사영은 학생들이 쉽게 생각하는 파트이므로 이과생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제로 벡터의 내적과 관련된 어려운 문제의 경우 정사영으로 풀면 거의 다 해결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벡터를 어려워하는 이유를 말해 보겠다.
우선 교과서나 참고서의 서술 방식의 문제이다. 벡터는 시점과 별 상관이 없는데도 거의 모든 교과서나 참고서가 시점을 일치시킨 상태에서 삼각형법과 평행사변형법을 설명한다. 이 이미지가 너무 머릿속에 강하게 인식되기 때문에 시점을 일치시킬 필요가 없는데도 무리하게 시점을 일치시킬려고 한다.
시점을 일치시켜 문제를 풀 수 있는 교과서나 참고서, 사설모의고사 문제가 많다보니 벡터문제는 반드시 시점을 일치시켜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수능 평가원 문제의 경우 시점을 일치시켜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지 않았다.

또한 고등수학 파트에서 접근방식에 따라 문제 난이도가 가장 쉬울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 벡터이다. 가령 무리하게 시점을 통일시켜 풀 경우 수십분이 소요되는 데 반해 시점과 자유로운 벡터의 성질을 이용하여 문제를 풀 경우 수분내에 간단히 풀 수 있는 부분이 벡터이다. 다시 말해 무리하게 시점을 통일시키지 말자./극한수학

극한수학 황인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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