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갈린 합당 전략…“정부 성과” “구도 싸움”
반대파 “대통령 브랜드 승부, 정부정책 지원 주력”
합당파 “근거없는 낙관론 위험 … 인물보다 진영”
더불어민주당의 합당 이슈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전략의 노선 차이로 확장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 등 통합파가 ‘여권 단일대오’로 진영투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전면에 걸고 승부를 봐야 한다는 주장은 ‘반 통합’으로 모여지는 양상이다. 통합 논의의 결과가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다.
정청래 대표는 6일 4선 이상 중진의원과, 3선 의원 간담회를 갖고 합당 문제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선다. 10일에는 재선의원과 만난다. 자신의 합당 제안을 두고 ‘독단·독선적’이라는 비판이 계속되자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한 데 이어 반대 의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는 취지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정 대표와 초선의원 간담회에서는 전격적인 통합제안에 따른 절차적 문제 제기 뿐만 아니라 통합 제안 배경에 대한 견해차가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합당 제안과 관련해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고심 끝에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로 뭉칠 때 승리하고 분열할 때 패배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쉬운 선거는 없고 낙관은 패배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년 전 선거처럼 2~3%p 차이로 질 수는 없다”면서 과거 여섯 차례 지방선거에서 동일 득표, 동점자로 결과가 나와 연장자가 당선된 사례가 7번 있었고 1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경우는 13번 있었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비공개 대화에서는 “선거는 결국 구도”라며 진보·보수 진영 간 표 싸움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여권으로 불리는 조국혁신당과 통합해 진영간의 대결구도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전 합당 보다는 이재명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반대파’ 의원들의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회장인 이재강 의원은 앞선 초선의원 회동 결과를 소개하며 “두 세 분 빼고는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지선 이후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중론”이라며 “이재명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지선을 앞두고 당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초선 의원들은 ‘합당(문제)으로 당이 분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재명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한길로 매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논의 연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강득구 최고위원은 5일 통합 관련 여론조사에서 반대여론이 높게 나타난 점을 들며 “선거는 중도 확장에서 결정되는데 중도층이 고개를 젓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은 합당이 아니고 이재명정부 뒷받침”이라고 강조했다.
합당 찬반 입장의 인식차가 뚜렷한 가운데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가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여권 우위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합당 신중론을 펴고 있는 의원들의 주장에 힘을 싣는 결과가 다수 나왔다는 평가다.
6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3~5일. 1001명. 가상번호 면접.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12.2%.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 58% 부정 29%였고,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여당 지원 44%, 야당 지원 32%였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10월 조사이후 양당 격차가 늘어나는 추세다. 정청래 대표의 여당 대표 역할에 대해선 긍정 38% 부정 45%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64%로 지난해 9월 77%보다 하락했다.
5일 엠브레인퍼블릭 등의 전국지표조사(NBS. 2~4일)에서는 정부의 1.29 부동산 대책에 대해 ‘효과 있을 것’ 47%, ‘효과 없을 것’ 44%였다.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에 대해서는 ‘잘했다’ 61% ‘잘못했다’ 27%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에 대해선 반대가 44%, 찬성은 29%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47%, 반대가 38%였고 혁신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64%, 반대 27%였다. 진보층은 50%가 찬성했지만 중도층과 보수층에서는 각각 51%가 반대했다.
한편, 민주당 사무처가 정 대표의 통합제의 이후 3월 3일까지 합당을 완료하는 안을 계획했던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내 의견수렴이나 공론화 절차가 요식행위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6일 “실무선에서 합당 선례를 참고해 일반적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며 “이번 주 중 지도부 회의 등을 숙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제안한 당원 의견 수렴과 관련해선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진행할 공산이 커 보인다. 그는 “지방선거 일정이 정해져 있는 만큼 논의를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선거 전략, 국정 안정성 등을 고려해 시기 등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