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3일 '세계 책의 날' 기획│책 읽는 사회를 향해 ③ 생애주기별 정책

"노년층도 책 읽는 사회 만들어야"

2016-04-26 10:11:08 게재

노년층 독서율 해외 비해 낮아 … 큰활자책·치매 예방 독서토론 프로그램 보급

2015년 성인 연평균 독서율은 65.3%였다. 성인 34.7%는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른 것으로 2013년 71.4%에 비해 감소했다. 해가 갈수록 시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도서관·서점·출판계의 지적이 사실로 나타난 셈이다. 내일신문은 이달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책 읽는 사회'를 형성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의 필요성을 짚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전문가들은 정부가 생애주기별 독서 정책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30대에 비해 독서율이 낮은 중·노년층이 책을 보다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점점 수명이 길어지는 가운데 은퇴자들의 소일거리이자 '제2의 인생'에 독서가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도서관에서 노년층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우리나라 55~65세 독서율 51.0% = 우리나라 중·노년층의 독서율은 해외 주요국 중·노년층의 독서율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2015년도 해외 주요국의 독서실태 및 독서문화진흥정책 사례 연구' 보고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독서율은 74.4%로 해외 주요국의 독서율인 76.5%에 비해 2.1%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 영국, 핀란드, 일본 등 OECD 21개국이 이 보고서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국가들이다.

그런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독서율은 해외 주요국 같은 세대의 독서율에 비해 높았지만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의 독서율은 해외 주요국 같은 세대의 독서율에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낮은 독서율도 문제지만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독서율이 급감하는 현상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6~24세의 독서율은 87.4%로 비교국 평균 78.1%에 비해 9.3%P 높았으며 비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55~65세의 독서율은 51.0%로 비교국 평균 73.9%에 비해 22.9%P 낮았으며 비교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율이 낮아지는 흐름은 45~54세의 독서율에서부터 나타난다. 이 연령대의 독서율은 68.8%로 비교국 평균 75.8%에 비해 7%P 낮으며 비교국 중 하위권에 속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노년의 독서 진흥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김은하 책과교육연구소 대표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대학진학율의 세대별 차이, 도서관 및 독서문화에 대한 세대별 문화자본 차이가 크다"면서 "우리에게는 중·노년의 독서 진흥에 대한 별도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과 독일은 중·노년의 독서보다 젊은 세대의 독서율이 낮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캠페인과 독서진흥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독서로 인생 개척 = 아울러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독서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7.2%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18년에는 고령사회(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은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중·노년층에게 독서는 제2의 인생을 여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독서를 하다 독서토론 등을 주제로 한 강사로 전업한 은퇴자 등 3명은 지난해 말 '은퇴자의 공부법'(어른의시간)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 3명의 공저자들은 자신의 삶에 독서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독서가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털어놓았다. 은퇴나 명예퇴직 이후 무기력하게 삶을 살아가기 보다는 책을 읽고 도서관에 다니고 공부 모임에 참여하면서 활발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사례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퇴직 이후 소일거리가 없이 지내던 이들이 책을 읽고 강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식구들과 사이도 좋아졌다"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중·노년층을 위한 독서 진흥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대활자본 사업에 1억원 =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도서, 독서 문화 프로그램 보급에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도서관협회와 함께 대활자본을 활용한 노년층 독서 활성화 사업을 하고 있다. 노년층이 좋아하는 책을 선정, 대활자본을 개발, 전국 공공도서관들을 중심으로 보급하는 사업이다.

2015년 22종의 책을 7200권 개발, 공공도서관 245개관에 보급했다. 이에 87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2016년에는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으로 '많이 읽히는 도서'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아울러 서울시 공공도서관들은 2016년에 '생애주기별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노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와 별도로 독서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자 '어르신 치매예방 독서토론사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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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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