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3일 '세계 책의 날' 기획│책 읽는 사회를 향해 -④ 독자 확장 시도
북카페같은 도서관·서점 복합문화공간 '호평'
이용자들 "대접받는 느낌 든다" … 개성 있는 지역서점은 관광콘텐츠로 주목
2015년 성인 연평균 독서율은 65.3%였다. 성인 34.7%는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른 것으로 2013년 71.4%에 비해 감소했다. 해가 갈수록 시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도서관·서점·출판계의 지적이 사실로 나타난 셈이다. 내일신문은 이달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책 읽는 사회'를 형성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의 필요성을 짚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최근 도서관·서점들은 이용자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마치 북카페와 같은 편안함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많은 독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아울러 좋은 책을 선정해 권하는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책 관련 컨텍스트 느낄 수 있어" =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3월 서가 중심이던 문학실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도서관과 정보 아카이브, 박물관의 복합어인 '라키비움(Larchiveum)'으로의 변화다. 라키비움에서 이용자들은 보다 편안하게 오래 머물며 책을 읽을 수 있고, 다양한 전시를 통해 보다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문학실에 3~8단 복식서가를 설치, '도서관'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던 기존 5단 서가의 규격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아울러 유리진열장 등을 설치했으며 이용자의 취향을 고려해 북카페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디자인의 좌석 116석을 배치했다. 때문에 처음 공간에 들어서면 도서관이 아니라 북카페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아울러 상설전시 '한국근대문학: 보다·읽다·만지다'가 새롭게 조성됐다. 이용자들은 책을 읽고 전시를 보면서 문학실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우리나라 근대문학과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물론이다. 국립중앙도서관으로서는 전시를 통해 좋은 책을 선정해 제공하는 기능을 강화한 셈이다.
1층 전시실도 이용자들에게 큐레이션 기능을 하고 있다. 전시실에서는 지난 24일까지 국내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을 총망라한 '그날의 영광, 내일의 기대: 국내 문학상 수상 작품전'이 개최됐다. 국내 문학상 총 82개, 13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전시를 관람하며 새로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최근 건립됐거나 건립 예정인 도서관들은 국립중앙도서관과 같이 라키비움 개념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이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안에 위치한 라이브러리파크는 근현대 아시아 문화예술에 관한 다양한 연구성과물과 수집자료들을 전시하고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4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 부산에 건립될 계획인 국회도서관 분관도 라키비움 개념을 적극 도입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변신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은 "문학실을 바꾼 후 이용자들이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도서관이 책이 담고 있는 텍스트만을 제공하다가 책에 관련된 맥락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제공을 하니 이용자들은 도서관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을 배려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서점에 독서 공간 조성 = 서점들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진열해 판매하던 기능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독자들이 서점에 들러 시간을 보내며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서점에서는 독자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행사도 계속된다.
서울 상암동 북바이북, 서울 대학로 책방 이음, 서울 논현동 북티크, 괴산 숲속작은책방, 통영 봄날의 책방, 일산 미스터버티고 등은 독자들과 함께 하는 낭독회·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하며 소통하고 있다.
지역에 위치한 개성 있는 서점들은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이 나며 관광콘텐츠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점들의 이런 움직임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과 서점을 가깝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대형서점들도 서점의 변신에 한몫하고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2015년 리뉴얼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대표적인 사례다. 100여명이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소나무 독서 테이블로 독서 공간을 조성했으며 갤러리를 개관,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리뉴얼한 이후 서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독자 확장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서점도 독자들을 늘리기 위해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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