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4년차 징크스 이번에 또?

2016-09-21 11:10:45 게재

측근비리 → 레임덕 반복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제 개헌 이후 출범한 정권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집권 4년차에 최대 위기를 맞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힘이 강한 임기 전반기에는 노출되지 않았던 측근·친인척비리가 4년차에 터지면서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4년차 징크스는 진보·보수정권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노태우정권은 4년차인 1991년 초 터진 '수서비리' 사건으로 흔들렸다. 강남구 수서·대치지구 불법개발 사건인 '수서비리'로 인해 여야 국회의원 5명과 청와대 비서관이 구속됐다. 노태우 당시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김영삼정권 4년차에는 대통령과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근무하는 청와대 부속실장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장학로 당시 부속실장은 기업 등으로부터 27억 6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칼국수로 쌓은 청렴 이미지는 '장학로 사건' 한 방으로 무너졌다. 같은 해 이양호 국방부장관이 비리혐의로 구속됐다.

진보정권으로 꼽히는 김대중정권도 4년차 징크스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이용호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정현준 게이트' '윤태식 게이트' 등 4대 게이트가 잇따르면서 정권의 도덕성은 철저히 무너졌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도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노무현정권 4년차에는 사행성게임인 '바다이야기'가 정국을 휩쓸었다. 실세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잇따르면서 정권의 힘이 급속히 빠졌다.

이명박정권은 2011년 터진 저축은행 비리로 직격탄을 맞았다.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이 검은 돈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구속됐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자랑했다가 국민적 비웃음만 사야 했다.

박근혜정권도 지금까지 "비리없는 정권"을 강조해왔다. 박 대통령 측근이나 친인척이 검은 돈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인해 청와대의 자신감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의혹에는 △대통령 비선 및 측근 연루 △청와대 고위층 개입 △정부부처 비호 △900억원에 가까운 대기업 자금 유입 등 폭발력 강한 요소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만의 하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통령 비선이나 실세가 연루된 혐의가 드러날 경우 박근혜정권 역시 4년차 징크스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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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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