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학자들 "헌법부정 국정교과서 폐기"

2016-12-09 11:20:55 게재

"국정화 자체, 반헌법 조치"

역사교사들 '불복종 선언'

역사학계 원로 학자들과 교사들이 국정 역사교과서의 폐기를 요구했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을 비롯해 역사학계 원로 학자 27명은 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 역사교과서가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 오류로 학계에서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폐기를 요구했다.

국정교과서 폐기 촉구하는 원로 역사학자들│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역사학계 원로 교수들이 국정교과서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 제공=연합뉴스


원로 역사학자들은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 역사학계의 연구 결과나 헌법 전문에 어긋나고, 제헌헌법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 틀로 삼았다'고 서술한 부분 역시 특정인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균등사회의 수립'이 제헌헌법의 특징이라는 연구결과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로학자들은 "학계는 1919년 3·1운동으로 '독립을 선포'하고 그에 따라 대한민국이 건립되었다고 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독립운동의 전통 위에서 성립·발전한 나라라는 것이다"면서 "1948년 8월 15일 정부출범식 때 청사에 걸린 새 정부 출범 축하 현수막에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국민축하식'이라는 글자를 새겼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가 직접 저작하거나 위탁해 저작한 교과서 이외의 교재를 인정하지 않는 국정제는 과거 나치와 일본군국주의 그리고 현재 일부 종교국가나 독재국가 그리고 후진국들만이 채택하고 있다"면서 "국정교과서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강조하는 민주주의 기본이념에 모순되거나 역행하는 것이라 유신체제에서 채택됐다가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폐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정교과서 서술이 지나치게 정치사에 편중됐다는 사실도 심각하다"며 "(정치·사회·문화·과학·일상사 등) 지난 20∼30년 동안 이뤄진 역사학계의 연구성과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시대역행적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1187개 중·고등학교 역사교사 1372명 명의의 불복종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정화를 중지하고 국정교과서 금지 법안을 의결하지 않으면, 소속 학교운영위원회에 국정 역사교과서 구입·사용 반대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또 교사에게 부여된 교재 운영상 권리에 따라 적절한 수업자료를 구성해 정상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하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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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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