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재단 그 자체가 뇌물"

2017-01-24 10:54:45 게재

민변·민법연·참여연대주최 토로회

"박근혜 대통령에 뇌물수뢰 혐의적용 가능"

재벌과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죄 성립을 둘러싸고 여러 쟁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자금을 출연해 꾸린 '미르·K스포츠재단 자체가 뇌물'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뇌물수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오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박근혜 게이트 특검, 어디까지 왔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좌담회 모습 김영숙 기자


박 대통령은 두 재단을 통해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재단에 대한 구성 지시에서부터 운영·관리 등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재단에 대한 지배이익을 받은 것이라는 견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23일 오후 '박근혜 게이트 특검 어디까지 왔는가'라는 주제의 특검 중간평가 쟁점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에는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정학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민주주의법학연구회), 조규훈 변호사(법무법인 한결), 김남근 민변 부회장(법무법인 위민)이 참여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이날 토론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재단 출연자인 기업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미르·K스포츠재단의 정관 작성과 이사 선임을 독단적으로 결정했고 재단 운영에 대한 지배권을 가졌다"며 "때문에 기업들은 대통령에게 재단을 설립해 지배권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볼 경우 단순 뇌물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박 대통령 변호인이 "이전 정권에서도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재단법인을 설립했는데 왜 이들 두 재단의 모금만 문제삼느냐, 이 재단들은 '비영리'와 '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 궤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소금융재단이나 청년창업재단,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은 법령의 근거를 가지고 각 행정부의 행정적인 절차를 거쳐 설립·운영되고 있지만 미르·K스포츠재단은 민법에 따른 일반 재단이며 다른 특별한 설립 근거 법령은 없다"며 "설립 취지와 정책 목표 등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공표한 내용은 없고 이사진은 대부분 행정부처나 출연기업들과 무관한 사람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통의 공익 재단의 경우 장기 운영을 위해 처분할 수 없는 기본재산(설립당시 출연한 재산)의 비중을 높게 두는 것과 달리 미르재단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재산의 비율이 80%이므로 주인없는 공익재단으로 포장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조규훈 변호사 또한 두 재단 자체가 대기업들의 뇌물이라며 단순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뇌물은 금전에 한하지 않고 재산적 이익에만 한정되지도 않는다"며 "대통령은 재단에 대한 지배권(관리·운영권) 또는 지배이익을 받았고 이는 일정한 규모의 돈(보통재산)에 대한 처분권까지 포함해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법령과 정관에 따라 사용목적과 지출절차가 제한되지만 돈에 대한 재단의 지배자가 그 돈의 처분권을 받았다는 점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이 두 재단은 공적재단 이름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 사적인 재단"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