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다산에게 길을 묻다│울산 북구 '노사민정협의회' 제2회 다산목민대상 수상
노동자도시, 상생·공존 틀 만들다
노동자 건강관리 지역이 책임 … 노사민정 10년 넘게 한울타리
현대차 노·사 '건강버스' 기증 … 소규모 배달업체 안전모 전달
울산 북구는 노동자 도시다.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들어차 있다. 그렇다고 대기업만 있는 건 아니다. 9개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816개 제조업체 중 5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가 748곳이나 된다. 노동자와 사용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이 울산 북구에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단연 돋보이는 사업이 있다. 바로 '노사민정 협력사업'이다. 노동자와 사용자, 지역주민과 정부, 지자체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고, 또 맞대보니 답이 나오는 곳이다. 정부도 지자체도, 기업도, 노동조합도 이곳에서 노사민정 협력의 정형을 찾고 있다. 2007년 1월 16일 처음 노사민정협의회를 구성한 이후 지금까지 숱한 모범을 만들고 있다.
◆청소·경비노동자 건강관리 지역 몫 = 북구 노사민정협의회가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인 사업은 노동자들의 건강검진과 사후관리다. 대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은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받는다. 하지만 사업장 규모가 작은 곳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북구 노사민정협의회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찾아가는 건강검진' 사업을 시작했다.
첫 대상은 아파트 노동자들이었다. 2015년 11월 농소2동 아파트연합회와 울산근로자건강센터가 협약을 맺었다. 대표적인 취약계층 노동자인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들이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모델을 지역의 다른 아파트로 확대할 수 있도록 정형화·체계화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노사민정협의회는 또 건강관리 대상을 아파트에서 중소·영세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2016년 울산지식산업센터와 울산근로자건강센터, 대한산업보건협회 울산지부, 평화와 건강을 위한 울산의사회가 뜻을 모았다. 노사민정협의회는 이 사업이 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근로자 건강지원 네트워크'를 구성키로 했다. 다음달 건강지원 전문기관, 산업단지협의회, 사업지원기관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영세사업장 노동자 건강관리는 올해부터 한 단계 진화한다. 2017년 9월에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건강버스 기부협약을 맺고, 올해 하반기 전문적인 의료장비와 기동력을 갖춘 건강버스를 기증하기로 했다. 2억9000여만원의 비용을 현대차 노·사가 함께 만들기로 했다. 이 버스가 마련되면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찾아다니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상만 울산·양산 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북구 노사민정은 노동자 근로자가 건강한 사업장을 만들고, 건강한 사업장이 건강한 사회는 만든다는 생각에 합의하고 노동자 건강관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안전'도 지역이 챙긴다 = 울산 북구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많은 도시다보니 '산업 안전' 문제가 큰 화두다. 특히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의무가 없는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나 청소·경비 같은 취약계층 노동자는 산업안전에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다. 이들의 안전 문제 개선이 요구됐고, 울산 북구 노사민정협의회는 이 문제를 핵심 화두로 삼았다. 사업장 안전 문제를 지역사회가 나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다.
2015년 북구 노사민정협회는 안전도시 북구 만들기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지역 축제 등 대규모 행사장은 물론 산업단지 휴게공간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4대 안전수칙 준수'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배달업종 행복한 안전모 갖기 업무협약도 같은 맥락의 사업이다. 2015년 5월 안전보건공단 울산지사를 비롯한 4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맺고, 소규모 배달업종 사업장에 안전모 제작·보급했다. 큰 예산이 드는 사업은 아니지만 나와 내 이웃 사업장의 안전을 지역이 함께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진행한 일이다.
아파트 노동자들의 휴게실 환경을 개선해 주는 사업도 북구 노사민정이 관심을 기울인 사업이다. 2012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모두 11개 아파트단지 노동자 휴게실을 아늑하게 꾸며줬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국비를 일부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현대자동차 노조와 자원봉사자들이 자체 힘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손일진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사무처장은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이 곧 우리 가족의 안전이고, 또 우리 지역의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노사민정이 뜻을 모아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원청과 하청,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줄어들고 상생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북구 관계자는 "도시 전체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이는 사고율 감소 등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도시 만드는데도 앞장 = 북구 노사민정협의회는 중소기업의 경영지원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미래형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산·관·연이 협력해 차세대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했다. 대표 사업은 시제품 제작, 첨단장비 활용, 국내외 특허·인증 지원, 연구개발 사전단계 기술개발 지원 등이다. 2016년 16개사, 그리고 지난해 33개사를 지원했다. 대상 업체들의 기대 매출이 상승했고 수출도 늘었다. 덕분에 신규고용이 이뤄졌고, 업체별 특허출원 등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사업비를 추가로 확보해 모두 37개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은 "노사민정이 뜻을 모아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북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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