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휴대용배터리 화재 위험 … 재활용업계 '골치'
폐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 금물
환경부 "빨리 대책 마련하겠다"
19일 만난 한 회수·선별업체 대표 A씨의 말이다. 이는 페트(PET)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화성의 한 재활용업체 대표 B씨 역시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휴대용보조배터리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며 "페트병 등 다른 품목과 함께 압축되는 과정이나 압축품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폭발, 불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재활용업체에서 크고 작은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회수선별사에서는 아파트 등지에서 들어온 폐기물들을 집게차로 집어 올려 회수선별 시스템에 넣는다. 이 때 다른 폐기물들과 섞여서 들어온 휴대용보조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작은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하는 것이다. 압축기에 다른 폐플라스틱들과 함께 들어간 경우도 마찬가지로 충격이 가해지면서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당장 문제가 없어도 보관 과정 중에서 갑자기 불이 나는 경우도 있다.
소형가전에 속하는 휴대용보조배터리는 플라스틱으로 분리 배출하면 안 된다. 하지만 외형상 플라스틱으로 보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분리수거함에 버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진영씨는 "오히려 더 신경 써서 버리기 위해 모아뒀다가 플라스틱 분리수거함에 버렸는데, 그럼 어디로 분리 배출해야 하냐"며 "일반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현 제도상에서는 종량제봉투에 버릴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문제를 인지해 휴대용보조배터리와 같은 2차전지 처리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6월부터 시범사업을 해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리수거함에 칸막이를 추가 설치해 2차전지만 따로 버리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수거업체들도 돈이 돼야 휴대용보조배터리를 가져가기 때문에 이런 점도 함께 고려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대용보조배터리에는 금속물질 등이 있기 때문에 시장성이 부족하지 않다는게 현장 얘기다. 수거선별업체들이 따로 분리해 둔 휴대용보조배터리들을 휴대전화 수거업체 등이 가져가곤 한다. 분리수거만 제대로 된다면 안전사고 위험도 줄이고 재활용률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