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현대건설 ‘원격제어 타워크레인’에 반발

2026-02-03 08:47:27 게재

“안전 아닌 비용절감 수단, 검증 안 된 장비 철회하라”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현장에 ‘원격제어 타워크레인’을 처음 도입하며 스마트 건설기술 확대에 나섰다. 고소·고위험 작업을 지상에서 원격 수행해 사고 위험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노조)는 “안전이 아닌 인력 축소와 비용 절감 수단”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9일 경기 과천 ‘디에이치 아델스타’ 현장에서 원격제어 타워크레인과 점검 드론, 자재 운반 로봇 등을 공개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전방위 모니터링 카메라와 0.01초 이내 제어 응답이 가능한 저지연 통신기술을 적용해 조종사가 고공 운전석 대신 지상 원격 조종실에서 장비를 운용하도록 설계됐다.

현대건설 측은 “운전원을 고위험 구역에서 분리해 추락사고와 기상 영향을 줄일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 안전기준 특례 승인을 받아 실제 현장에 적용한 첫 사례”라고 설명다.

반면 노동계는 안전성 검증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노조는 “검증되지 않은 장비를 현장에 투입했다”며 “건설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실험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통신 장애나 오작동 시 대형 사고 위험이 크고 사고 책임이 운전자 개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용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는 “원청이 최저가 낙찰제로 임대단가와 조종사 임금을 낮춰왔으면서 대당 1억원이 넘는 고가 장비에는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장비 도입 비용이 임대업체와 조종사에게 전가돼 저임금·고용불안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격화가 ‘안전 혁신’이 아니라 인력 감축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또 “숙련 조종사가 현장에서 오감으로 위험을 판단하며 대응하는 것이 진정한 안전”이라며 “조종사를 현장에서 분리하는 방식은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토교통부에 안전기준 특례 승인 취소와 원격화 정책 재검토를, 현대건설에는 해당 장비 철수를 요구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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