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대학기숙사·캠핑카에서 폭염 피한다
서울 자치구 이색 무더위쉼터
더위 쫓고 코로나방역 한몫에
캠핑카 호텔 모텔 대학기숙사…. 올여름 사상 초유의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서울 자치구가 코로나19 방역까지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무더위쉼터를 속속 마련하고 있다. 그간 경로당과 구청 강당을 야간 무더위쉼터로 운영해왔는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내고 있다.
지역 내 숙박시설과 협약을 맺고 무더위쉼터를 마련하고 코로나19에 한층 힘겨워진 업소 지원에 나선 곳들이 다수다. 금천구는 독산1동 한 호텔과 협약을 맺고 8월 말까지 '안전숙소'로 운영한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안전숙소와 함께 이동편의를 위한 차량도 지원한다.
영등포구는 3개 호텔을 '안전숙소'로 정하고 17일까지 이용자를 모집한다. 주거취약계층 가운데 대상자를 선정, 특보가 발령된 날 저녁 8시부터 12시간 이용하도록 한다. 구는 이와 함께 방역관리자가 상주하는 '24시간 올빼미 무더위쉼터'를 27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운영한다. 주민 누구나 사전 신청, 이용할 수 있다.
중구는 민간 숙박시설 11곳과 협약을 맺고 안전숙소를 운영한다. 방문간호사와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온열질환 의심환자는 물론 코로나 의심증상까지 실시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실내 무더위쉼터는 동주민센터 15곳으로 제한했고 이용 인원을 평상시 절반으로 줄인다.
성동구는 코로나19로 이용이 줄어든 관광숙박업소를 활용, 4개 권역에 방 33개를 마련했다. 열대야가 예상되는 7월 20일부터 8월 10일까지 옥탑방이나 반지하 등에 거주하는 노년층에 지원하는데 조건을 보다 까다롭게 했다. 60세 이상 홀몸노인이거나 75세 이상 고령자 부부와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이다. 15일까지 동주민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폭염특보 발효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성동구는 이와 함께 중랑천변 잔디 피크닉장에 몽골텐트를 설치했다. 5m 이상 거리를 두고 설치한 텐트는 1가족 4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밤 10시까지다.
동작구 안전숙소는 야간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지역 내 호텔과 모텔 각 한곳씩 협약을 맺었는데 만 60세 이상 저소득 노인,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이용하도록 했다.
구청 강당과 구민체육센터 흑석체육센터 사당종합체육센터는 다음달 14일까지 폭염대피소로 운영한다. 1인용 텐트를 시설별로 20~40개 설치하는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밤 9시까지 연장하고 무료 영화상영 등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1인 1텐트를 원칙으로 2m 이상 거리두기를 실천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노원구는 관광호텔과 함께 서울과학기술대 기숙사까지 확보했다. 1인 1실 이용이 원칙인데 부부는 함께 투숙할 수 있다. 월계문화체육센터에도 1인용 텐트 40동을 마련해 이달 말부터 다음달 말까지 개방하는데 시설 이용자가 넘칠 경우 구청 대강당에 1인용 텐트를 추가 설치한다.
서초구는 캠핑카를 활용해 이동쉼터를 운영한다. 잠원동 나루마을과 방배동 전원마을 등을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옮겨가면서 운영한다. 쉼터 내부에 생수와 냉방물품은 물론 마스크 소독제 등을 비치하고 출입때 체온측정을 한다. 시설을 이용해 본 안 모(74·잠원동)씨는 "코로나19때문에 경로당도 갈 수 없는데 캠핑카로 더위를 식힐 공간을 마련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초구는 9월 30일까지 18개 동주민센터에서 '서리풀양산'을 무료로 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