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당선은 박원순 시즌2"

2021-03-24 11:21:51 게재

임종석, 박원순 옹호에 "극도의 망언"

안·금 선대위 합류 … 김종인, 광주 방문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본선 첫 포석은 이번 보궐선거의 발생원인을 환기시켜 시민의 '공분'을 자극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한편으로는 진영을 넘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으로 중도층의 투표동력을 키우는 데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오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연 24일 선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성추행 당으로서의 면모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며 "박영선 후보의 당선은 '박원순 시즌2'"라고 포문을 열었다.

발언하는 오세훈 후보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그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SNS에 올린 고 박 전 시장 옹호 글에 대해 "오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극도의 망언"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저 사람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반성이 손톱만큼도 없다"며 "성추행 피해자가 계속 불안에 떨며 웅크리고 숨어 있어야 하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돼야 하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가 내놓은 '1인당 재난위로금 10만원' 공약에 대해서는 "돈퓰리즘(돈+포퓰리즘)"이라는 신조어로 일축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참석했다.

금 전 의원은 전날 오 후보 요청으로 공동 선대위원장을 수락했다. 오 후보는 그에게 흰색과 빨간색 국민의힘 점퍼를 입혔다.

금 전 의원은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서는 정치, 더이상 국민을 갈라치지 않는 정치를 회복하기 위해선 이번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선거승리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을 비롯한 합리적 유권자 여러분들께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 입당 계획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입당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전날 단일화 경선 결과 발표 후 오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직 요청을 수락했다.

한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호남 챙기기'로 오 후보의 외연확장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광주를 찾아 5.18 민주 묘지를 참배했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5.18 단체와 간담회도 연다.

김 위원장의 광주 방문은 지난해 11월 이후 넉달 여 만이다. 오 후보 선출 직후 첫 지역일정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는 설명이다.약 500만명으로 추산되는 호남 출신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보면 호남 지역 사람들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야권이 선거 참패의 고리를 끊으려면 호남부터 챙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 후보 역시 당내 경선 중이던 지난 2월 말 서울 호남향우회의 지지를 끌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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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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