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발' 부동산시장 동요 조짐에 경제부처 긴장

2021-04-16 11:51:27 게재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00.3으로 '반등'

홍남기 "부동산시장 불안, 매우 우려스럽다"

규제완화 국회·시의회 거쳐야, 현실화 어려워

서울 재건축 규제완화를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2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3을 기록했다. 지난주(96.1)보다 4.2p 올라가며 다시 기준선(100)을 넘겼다.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에 안정세를 찾아가던 부동산시장이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부처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경제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이면 추진중인 부동산정책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지역 부동산시장의 상승세는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 재건축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법을 개정하거나, 시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 대부분이다. 재건축 관련 법령과 시조례 개정의 문턱이 될 국회나 서울시의회 모두 여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확대경제장관회의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유영민 비서실장(오른쪽)과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부동산은 심리, 또 요동칠라" = 현실은 이렇지만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경제부처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단기적으론 정책보다 '경제심리'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인 홍남기 부총리가 총대를 맸다. 홍 부총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10주 만에 다시 확대(0.07%, 전주 대비 +0.02%p)한 사실을 거론했다. 홍 부총리는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이익이 토지주(조합)에 과다하게 귀속될 수 있고 이러한 기대가 재건축 추진 단지와 그 주변 지역의 연쇄적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장 안정을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과정 전후 '부동산 규제 완화'를 언급한 오 시장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이어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토지주에게 충분한 확정 수익을 보장하되 나머지 개발이익은 세입자·영세상인 지원, 공공임대 활용,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제공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적극 공유하는 주택 공급 트랙(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정부정책을 설명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8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주택공급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상호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오 시장을 견제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꿈틀 = 실제 오 시장 취임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바뀌었다. 이번 주(12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3으로, 지난주(96.1)보다 4.2p 올라가며 기준선(100)을 넘겼다. 이 지수는 바로 지난주에 4개월 만에 처음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매매수급 지수는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달아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 한 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작년 11월 5주 100.2로 100을 넘긴 뒤 올해 3월 5주까지 18주 연속 100을 웃돌았다. 2월 2주 111.9를 기록하며 작년 7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던 매매수급 지수는 정부가 2·4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한 직후인 2월 3주 110.6으로 내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주까지 8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규제완화 쉽지 않다 = 그러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건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다시 살아나며 이번 주 다시 100 위로 올라선 것이다.

수도권에도 서울 재건축 단지발 매수심리 상승 영향이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8.4에서 108.7로 0.3p 올랐다. 2월 2주부터 지난주까지 8주 연속 하락했다가 이번 주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경기도가 115.1에서 113.7로, 인천이 112.0에서 109.2로 각각 내렸지만, 서울 지수가 오르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오 시장의 공약대로 재건축 규제완화가 현실로 이어지기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재건축의 사업성을 좌우하는 초과 이익 환수제나,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기준 등은 모두 법 개정 사항이거나 시의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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