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관리전문가 제언

나무 생명 위협하는 '두절'과 '가지터기'

2021-04-19 11:46:55 게재

많은 나무들이 잘못된 가지치기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두절'과 '가지터기'는 대표적인 잘못된 가지치기다.

두절은 나무의 머리를 자르는 것으로, 나무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나무의 수형을 파괴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파괴하며, 에너지원을 파괴한다.

두절 당한 부위는 절단면으로부터 부후균이 침투하여 속으로 썩어들어간다. 두절 후 잎이 하나도 없거나 부족해서 에너지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없게 된 나무는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다해 맹아지(도장지)를 틔워낸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매우 불안정하여 결국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가지터기는 가지의 그루터기, 가지를 자르고 일부 남겨두는 것이다. 대부분의 작업자는 평절(너무 바짝 잘라 지륭이 제거되는 잘못된 가지치기)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알지만, 가지터기가 문제가 된다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가지터기를 남기고 방치하는 것은 내부 부후를 유발한다. 가지터기를 남기면 상처가 아물지 못해 절단 부위부터 썩어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가지를 자를 때는 너무 많이 잘라도 안되지만, 가지를 남겨서도 안된다. 정확한 위치에서 깔끔하게 절단해야 한다.

국제수목관리학회(ISA)는 다 큰 나무(성목)의 살아있는 가지는 자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ISA의 많은 전정기법과 기준은 성목의 가지를 꼭 절단할 필요가 있을 때 나무에 손상을 최대한 적게 주면서 작업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정리한 것이지, 방법대로 자르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가지치기는 생명에 칼을 대는 집도행위로 나무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절대 나무를 '그냥' 자르거나 베는 일은 없어야 한다. 모든 가지치기, 가지를 절단하는 행위는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필요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환경에 적합한 나무를 심고 어릴 때부터 구조전정을 통해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면 가지치기가 필요한 양이 줄어든다. 성목이 되어 살아있는 가지를 잘라야 하는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수목관리 기술은 지난 50년간 전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와 발전이 있었지만, 우리의 수목관리는 50년 전 수준에 머물러있는 것 같다.

이홍우·아보리스트(수목관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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