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하늘 작가·계원예대 졸업

폐마스크 재활용해 의자로 … '지속가능성'에 집중

2021-05-27 11:29:48 게재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는 우리 모두의 필수품이 됐다. 안타깝게도 마스크는 하루 동안 사용되고 바로 버려진다. 계원예술대학교(계원예대) 졸업생 김하늘(23)씨는 그런 폐마스크를 재활용해 플라스틱 의자를 디자인해 주목받고 있다. 김씨는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등과 협업했고 대림미술관에서 20일부터 열리고 있는 '기묘한 통의 만물상'에도 참여했다.

앞으로도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작품을 창작하겠다는 김씨를 20일 계원예대 파라다이스홀 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졸업한 이후에도 계원예대 실내·외 작업 공간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김하늘 작가가 디자인한 의자를 들고 있다. 사진 이의종


■어떻게 마스크로 의자를 만들 생각을 했나.

어릴 때부터 뉴스를 보는 것을 좋아했고 사회 현안에 관심이 많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계속 뉴스에 관련 내용이 나왔고 '재활용' '순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지난해 5월부터 폐마스크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의자를 만들게 된 건 전공을 살린 것이다. 리빙디자인이 전공인데,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가구 등을 어떻게 디자인하는지 배운다. 자연스럽게 가구 중 하나인 의자를 떠올렸다.

현대자동차와 협업한 김하늘 작가 작품. 사진 계원예술대학교 제공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의자에 사람이 앉는 좌판과 다리 모양을 목조로 틀을 만들어둔다. 그리고 그 안에 알루미늄 테이프를 붙여 열을 가해도 나무가 타지 않도록 조치한다. 그리고 안에 폐마스크를 넣고 500~600도에 이르는 열풍을 가해 마스크를 녹인다.

마스크는 플라스틱 중에서도 폴리프로필렌이라는 PP소재로 열을 가하면 녹아 액화수지 상태가 된다. 액화수지 상태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틀에 맞게 굳는다. 이후, 다리와 좌판을 결합한다. 보통 좌판과 다리를 결합할 때는 고정피스나 접착제 등을 사용하지만 이 작품을 만들 때는 그렇게 하지 않고 각 플라스틱을 녹여 붙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의자 하나에 마스크 몇개가 필요하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스툴 하나에 폐마스크 1500개가 필요하다. 작품 1개당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 정도다.

■검정색 파랑 분홍 흰색을 사용한다.

이 4가지 색깔은 실제 마스크로 제작되는 색깔들이다. 폐마스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 4가지 색깔만으로도 조형적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또 이 작품은 '재활용'이라는 의도를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실제 마스크 색깔 이외에 다른 색소를 첨가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이 안에 담은 주제에 관람객들이 더 집중하게 하고 싶다.

■폐마스크를 의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공해가 발생하지는 않나.

마스크는 폴리프로필렌이라는 PP소재로 만드는데 이 소재는 플라스틱 중 가장 많이 재활용되는 소재다. 다른 플라스틱과 달리 환경 호르몬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젖병에도 PP소재가 많이 쓰인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

지금까지는 수작업으로 의자를 제작하고 있지만 실제로 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공장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 작품을 만들면서 'Suburban People'이라는 브랜드를 시작했는데, 이 브랜드를 '재활용과 가구'하면 생각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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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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