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으로 번진 '명낙 대전', 영화 '기생충' 소환

2021-08-12 10:44:37 게재

이재명·이낙연, 대선경선 토론에서 논쟁

신상 비방 중단 선언 후 첫 토론 '아슬아슬'

'경선 승복' 놓고 진영 간 날선 공방 이어가

민주당 대선경선 TV 토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영화 '기생충'을 소환해 공방을 벌였다. '네거티브 중단' 선언 이후 과거 행적과 신상에 무게를 뒀던 공격포인트가 상대방의 정책분야로 이동한 모양새다. '명낙대전'의 확장이다.
본경선 3차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는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본경선 3차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후보.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기본소득론 허점 파고 들기 = 11일 밤 토론회 이후 이낙연 캠프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낙연 후보의 경험과 안목, 역량이 빛난 자리였다"고 평가하고 "반면 이재명 후보의 책임감 없는 답변은 여전히 아쉬웠다"고 주장했다.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공약이 기본이 없는 허구가 아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정책검증에 주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이었지만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 정책에 대한 공격이 반복됐다"며 "기본 시리즈로 국민의 삶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변화에 두려워하고 맞서는 보수적인 프레임 짜기로 전락했다고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등의 공세가 '트집잡기'라는 반박이다.

이날 토론에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기생충' 논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부자인 이선균과 송강호에게 똑같이 8만원씩 주는 게 정의로운가"라고 물었다. 이 지사는 대선 공약으로 임기 안에 전 국민에게 연간 100만원(매월 약 8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의 보편지급에 기초한 기본소득의 실효성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 전 대표의 의문에 이재명 지사는 "송강호에게만 (기본소득을) 지원하겠다고 세금을 내라고 하면 이선균씨가 세금을 안 낼 것"이라며 반박했다. 저소득층 복지의 재원을 부담하는 고소득자의 조세저항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안보정책 "말빠꾸기" 공세 = 사드배치와 노무현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관련해서 말바꾸기 공세가 펼쳐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과거 사드배치와 관련한 이 지사의 발언으로 공세를 취했다. 그는 "윤석열 씨가 최근 사드가 중국용이라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대형 사고라고 비판했다"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2017년 사드가 북핵 방어용이 아니라는 게 이미 알려졌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당시 사드 배치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 실전배치 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도 "지금은 사드가 설치된 상태다. 국제관계에선 기성 상태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균형자론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당시 이낙연 후보는 우리가 국방력을 키워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없다. 불필요한 견제를 불러일으키니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왜 반대했나.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균형자론이 약간 과장돼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가석방 이슈에선 나란히 도마위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문제에선 이재명, 이낙연 주자 모두가 도마에 올랐다. 박용진 후보가 이재명 지사를 겨냥해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세력,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은 절대 안 된다고 얘기했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같이 천명하자 했다"고 상기시킨 뒤 "대통령 되기 전에도 이렇게 오락가락하면 대통령 되면 어쩔건가"라고 공격했다.

추미애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의 입장을 문제삼으며 "국민에게 진 빚을 갚으라고 덕담을 하느냐. 법치를 돈으로 떼울 수 있다면 부자들이 기여입학하고 얼마든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는 두 주자를 향해 "재벌에 어떤 은혜를 입었는지 의심된다. 어떤 꿀 얻어드셨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당원들도 있다"며 "촛불시민의 여망을 순식간에 져버린 분들이 개혁을 할 수 있을지 제가 검증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공세에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이 지사는 "법 앞에서 평등한 민주국가에서 재벌도 특혜나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싶었다"면서 "완곡하게 국민께 빚을 졌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장외에선 '경선 불복' 가능성 언급 = 주자들간의 네거티브 공세 수위는 낮아졌다고 하지만 캠프간 공방은 여전하다. 오히려 '경선 불복'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확전 가능성을 키웠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문제 삼으면서 경선 불복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들을 이어갔다.

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의 32% 정도는 이 지사로 후보가 합쳐지면 지지를 못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이분들은 아마 이 후보의 욕설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팀을 위해 지지를 요구하겠지만 이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라는 이야기다. 설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본 경선 이후 '원팀'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 이 후보의 여러 논란을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답해 논란을 불렀다. 가정의 상황이지만 이 전 대표측 인사들은 경선에서 이 지사가 승리한다 해도 지지층 흡수에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른바 '본선리스크'의 재판이다.

이재명 지사는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 후보 지지자 일부가 끝까지 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도저히 저를 지지하라 설득하지 못하겠다는 타 후보 측 말씀.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만큼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12일 오후 경기도 파주에서 '정책 마켓' 행사를 갖는다. 6명의 후보가 참여해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제안한 정책 영상을 시청하고 각자 홍보하고 싶은 정책을 선택한다. 이어 전문 쇼호스트와 함께 후보당 15분씩 라이브로 정책을 세일즈할 예정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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