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꿈의 양자컴퓨터 첫 가동에 기대감 높아

2021-08-24 11:22:36 게재

도쿄대 주도로 도요타 등 12개 기업 참여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 기대

일본에서 차세대 꿈의 계산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미래 산업에 미칠 영향에 기대가 높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2020년대 후반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일본 국내에서 양자컴퓨터의 첫 상용 가동이 시작돼 향후 거대 시장에 대한 전망을 키우고 있다"며 "독일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기업이 도입 경쟁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 인근의 JR신가와사키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가와사키신산업창조센터'에서 지난달 미국 IBM이 제작한 상용 양자컴퓨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컴퓨터의 사용 주체는 2020년 도쿄대학이 주도하고, 도요타자동차와 히타치제작소, 소니그룹,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일본의 12개 기업이 참여하는 '양자이노베이션이니셔티브협의회'이다.

양자컴퓨터가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화학실험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획기적인 화학소재와 신약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디지털컴퓨터가 수행하기 어려운 속도로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금융분야에서도 자산 구성의 최적화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공지능(AI)의 영역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기계적인 학습을 통해 움직이는 AI기술에서 특정한 데이터를 과도하게 입력했을 경우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가 주입됐을 때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이와 관련 일본내 스타업 '그리드'는 지난달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이러한 '과학습'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수치실험을 공개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큐나시스 등도 양자컴퓨터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알고리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도요타자동차 산하 도요타중앙연구소와 미래의 응용기술을 위한 공동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양자컴퓨터가 미래 연구개발의 새로운 희망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각국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표적으로 독일의 경우를 들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6월 "독일은 양자기술 연구의 세계적인 리더"라며 "그러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독일은 연구성과를 가능한 한 산업분야에 응용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알려진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산학연계 등 응용연구에서 풍부한 업적을 가지고 있다.

독일은 폭스바겐과 보쉬 등 자동차 관련 기업과 바스프와 지멘스 등 의료 및 화학 관련 기업 등 10여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이들 기업은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전기자동차(EV)용 전지의 성능 향상과 신약개발 등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는 앞으로 2030년까지 최대 연간 100억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040년에는 연간 8500억달러 규로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학 이론을 활용해 복잡한 계산에 활용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물리학을 활용한 이 컴퓨터는 기존 디지털컴퓨터가 만들어 놓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기술로 평가받는다. 양자컴퓨터는 하나의 처리장치에서 여러가지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특정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정보의 처리 양과 속도에서 지금까지 컴퓨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라는 평가다.

미국 IT기업 구글은 지난 2019년 최첨단 슈퍼컴퓨터로 1만년 이상 걸리는 복잡한 문제를 양자컴퓨터로 3분20초 만에 풀어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 구글이 사용했던 컴퓨터는 고난도의 수학문제 등을 푸는 데 제한돼 있어 실용성에서는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개별 국가와 대학, 기업들의 경쟁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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