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도 부동산 전수조사 대응 '용두사미'
'화상 소명' 후 명단·결과발표 속도전
조치 수위 여당과 판박이, 규모는 절반
정기국회·대선일정에 '흐지부지' 가능성
◆국민의힘, 권익위 조사결과도 공개 =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24일 오후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이 나타난 당 소속 의원 12명의 이름을 공개하고 이들에 대한 처분 결정내용을 발표했다.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은 제명,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탈당 권고(요구)' 처분을 내렸다.
△안병길·윤희숙·송석준 의원은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가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었다는 점 △김승수·박대수·배준영 의원은 토지의 취득 경위가 소명됐고, 이미 매각되었거나 즉각 처분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이유로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전날 오후 권익위로부터 조사결과를 넘겨받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신속한' 대응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8시부터 12명 의원 전원의 소명을 화상통화로 듣고 회의 직후 의원 명단과 조치내용을 발표했다. 또 동의한 의원에 한해 권익위 조사결과 보고서도 공개하며 권익위와 여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권익위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 제기한 내용들을 보면 부동산 투기 또는 부동산 관련 비위의 구성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당사자의 동의를 얻은 권익위 통보결과는 원문 그대로 국민에게 공개했다"며 "권익위가 민주당에게 적용했던 잣대와 국민의힘에 적용했던 잣대, 그리고 김의겸 의원에게 적용한 잣대가 공정했는지 국민들은 확인해야 한다. 민주당은 권익위의 통보내용을 해당 의원들의 동의를 통해 공개해달라"고 촉구했다.
◆'탈당권유'도 쉽지 않을 듯 = 그러나 이날 징계 내용과 범위는 당초 이준석 대표가 공언했던 '무관용'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의석수가 2배 가까운 민주당과 같은 12명의 대상자가 나왔음에도 조치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점, 자체 소명절차만으로 권익위 조사결과를 부정했다는 점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제명 조치로 생색을 내고, 지역구 의원에게는 실효성 없는 탈당 요구로 대응했다는 점은 더불어민주당과 다를 바가 없다.
국민의힘은 최고위 결정 후 10일이 지나면 제명절차가 가능한 '탈당권유'가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는 윤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당 요구를 결정했다. 대상 의원들이 버틸 경우 윤리위를 구성해 다시 탈당권유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도부 내에서는 회의적인 기류가 흐른다.
징계 강행이 남은 정기국회 기간 대여투쟁과 내년 대선 캠페인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당장 여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에 맞서야 하는 시기에 당 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는 것은 전열을 망가뜨린다는 우려가 있다. 인권위원장·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 다른 원내투쟁 일정도 기다린다. 지도부 관계자는 "단일대오로 여당에 맞서야 하는 시기라 한 의원 제명 의총을 열기도 한동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내년 대선후보 선출이 '블랙홀'이다. 이 시기에 여야가 부동산 문제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은 피차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