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초형 복합문화공간 도서관,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 맞춘다

2021-09-09 11:24:37 게재

다음해 방배숲도서관 개관 … 디지털 전환에 속도, 장서점검로봇·대용량 도서자동반납분류기 갖춰

2일 오전 방문한 서초구립양재도서관(양재도서관)은 코로나19 상황에 평일 오전인데도 곳곳에 이용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날 이용자들은 QR코드 등을 이용해 방역 수칙에 따라 입장,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큰 창 앞자리에 앉아 저마다 책을 읽고 작업에 몰두했다.
양재도서관 틴즈플레이스. 사진 이의종


◆양재도서관, 특화공간 '인기' = 양재도서관은 서초구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추진된 지 13년 만에 2019년 말 개관했다. 도서관 건립에 유일한 걸림돌이던 부지확보 문제를 서초구가 '땅 교환' 협상으로 풀어내 '서초형 복합문화공간 공공도서관'으로 탄생했다. 서초형 공공도서관이란 기존의 폐쇄적 공간에서 탈피, 개방적 공간에 특화 공간을 갖추고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샵(Library #(shop))개념의 복합문화공간 도서관을 뜻한다. 개관 예정인 서초구립방배숲도서관(방배숲도서관)도 서초형 공공도서관으로 건립한다.

양재도서관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게 구성된 게 장점이다. 큰 창을 중심으로 자리를 배치, 이용자들은 창밖으로 양재천 숲 산책로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또 서가 사이의 간격이 넓고 서가의 높이가 낮아 시원한 느낌을 준다. 대출 반납 서비스를 하는 안내데스크를 자료실마다 두지 않고 1층으로 통합한 것도 탁 트인 느낌을 주는 데 한몫했다. 책상과 의자 등 가구들도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개성을 갖고 있었다.

3층 테라스도 인상적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실내 공간에서 책 읽기가 부담스러운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고 다른 이용자들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낸다. 가구들이 세련되며 통창으로 밖의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이용자 맞춤형 특화 공간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2층 틴즈플레이스는 청소년 전용 공간이다. 계단식 자리 배치와 함께 탁구대를 책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유로운 느낌을 줬다. 청소년들을 위해 대형 TV를 비치, 영상을 틀어준다. 담당 사서들이 청소년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포스트잇에 고민을 적어 전용 벽에 붙이면 사서들이 답을 작은 메모로 남겨준다. 청소년들끼리 포스트잇으로 대화를 하기도 한다. 이미 상담 공간은 벽면 하나를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었다.

또 인상적인 공간은 '엄마의 방'이다. 엄마들의 충분한 휴식을 위해 엄마들만 입장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다.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가구들을 갖췄다. 2시간 예약제로 운영하며 주말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나만의 서재'는 독립적 공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대여해 주는 공간이다. 작업을 위해 집중할 공간을 찾는 이들이 선호한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화상회의 부스를 갖췄다.

양재도서관 관계자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간을 구성해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이용자들이 일평균 1000명에 이른다"면서 "다음해에는 1인 1사서 독서동아리 운영 등 보다 다양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재도서관 장서점검로봇. 사진 이의종


◆모든 권역에 도서관 건립 예정 = 서초구는 다음해 방배숲도서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서리풀근린공원 벚꽃데크와 어우러진 자연친화적 숲속 도서관이다. 지난해 말 착공 이후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부는 원형의 중정을 바라보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해 개방감을 확보하고 도서관 실내는 숲을 주제로 구성한다.

지난해 개관한 서초청소년도서관도 서초구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도서관 중 하나다. 서초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작 놀이터'를 표방한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메이킹 활동을 할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스마트메이커팩토리'를 갖췄다. 3D프린터 레이저커팅기 의류용프린터 등 최첨단 장비들을 두고 있다. 이외 VR 코딩로봇 미디어테이블 보드게임 등도 체험할 수 있다.

또 영어 리딩 실력에 맞춰 독서가 가능한 르네상스 러닝 영어리딩 프로그램도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어 다음해에 모든 구립도서관에 확대한다.

권미정 문화관광과장은 "방배숲도서관은 책을 읽다 중정을 보며 사색을 할 수 있는 휴식과 문화가 있는 도서관이며 서초청소년도서관은 메이커스페이스를 잘 갖춰 놓았다"면서 "방배숲도서관까지 건립하면 서초 반포 방배 양재 등 서초구 모든 권역에 공공도서관을 갖춘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관한 오솔숲도서관. 사진 이의종


◆코로나19 대응, 야외 도서관도 = 서초구는 코로나19에 대응한 도서관 사업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양재도서관 맞은편에 오솔숲도서관을 지난해 10월 개관했다. 양재천 숲 산책로를 따라 책과 함께 각양각색의 의자들을 배치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실내에서 책 읽기가 어려워지면서 탄생한 야외 숲속 도서관이다.

이곳에는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언택트도서관도 갖췄다. 이용자들은 예약한 책을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언택트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다. 언택트도서관은 서초구 내 총 4대가 마련됐다.

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의 스마트도서관도 서초구 내 총 4대가 설치돼 있다. 언택트도서관이 예약한 책을 사서들이 해당 언택트 도서관에 꽂아두는 방식이라면 스마트도서관은 자체 기기가 책을 보유, 이용자들이 사전 예약 없이 해당 책 중 원하는 책을 대출하는 방식이다.

서초구 공공도서관들의 디지털 전환은 서가 정리 작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양재도서관에는 장서점검로봇이 비치돼 있다. 서울에 1대 밖에 없는 이 로봇은 이용자가 없는 야간에 서가 사이를 돌아다니며 장서들이 잘 배열돼 있는지 스스로 점검한다. 서가 사이 공간이 좁으면 로봇이 이동하기 어려운데 양재도서관은 서가 사이 공간이 1미터 이상으로 충분해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다. 서초구는 방배숲도서관에도 이 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엔 서초구립반포도서관(반포도서관)에 대용량 도서자동반납분류기(Book Sorting Machine)를 도입했다. 원하는 도서관에서 서초구 내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수 있는 상호대차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여러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을 사서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하기가 어려워졌다. 대용량 도서자동반납분류기는 일평균 반포도서관에 반납되는 1500권을 자동으로 분류해 준다. 이를 통해 사서들은 보다 창의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서초구는 코로나19 상황에 특화한, 다양한 언택트 서비스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코로나19 이후 한층 높아진 구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스마트한 도서관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도서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