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디지털지도는 밥이자 안보”
김인현 대표 ‘디지털지도전쟁’ 출판 … “고정밀지도 내주면 빅테크 식민지”
구글이 대한민국의 고정밀 디지털지도를 탐내고 있다. 처음이 아니다. 20년전부터다. 2007년 11월 국민에게 처음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이 구글에 ‘국가전략지도’(1:5000)를 주려했다.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구글과 애플은 끊임없이 디지털지도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구글이 정부가 요구했던 추가 보안서류를 제출했다. 고정밀지도 반출의 분기점에 들어선 셈이다.
20년전부터 지도의 해외반출을 반대 온 벤처인이 있다. 지리정보시스템(GIS) 1세대 벤처기업인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다. 그가 최근 ‘디지털지도 전쟁’(표지사진. 도서출판 리코멘드, 2만5000원)을 출간했다.
‘디지털지도 전쟁’은 20년전부터 해외빅테크에 맞서 디지털지도 반출을 반대해 온 김 대표의 여정이다. 30여년간 GIS 현장전문가가 바라본 디지털지도의 가치가 담겨있다.
25일 김 대표는 디지털 고정밀지도를 ‘안보이자 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디지털지도 전쟁에서 “디지털 지도는 종이책이 아니라 좌표 데이터이고 한번 넘어가면 되돌릴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지도는 단순히 길 찾는 도구가 아니다. 국가의 공간정보테이터다. 디지털시대에 △AI 학습데이터 △자율주행의 핵심인프라 △디지털트윈의 기반 △상권·광고·물류 알고리즘의 입력 데이터다.
특히 AI시대에는 데이터가 곧 생산수단이다. 고정밀지도는 단순 도로정보가 아니라 건물형상 지형구조 시설위치 인프라네트워크까지 포함하고 있다. 도시의 디지털 복제본과 유사한 셈이다.
그는 왜 표제에 ‘전쟁’을 명시한 걸까. 이는 플랫폼산업의 승자독식 구조에 기인한다. 플랫폼산업은 지도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검색→광고→상권 추천→물류 최적화→자율주행→AI서비스 확장으로 이어진다. 디지털지도는 플랫폼 확장의 출발점인 것이다.
결국 데이터 선점은 산업구조 지배를 의미한다. 데이터를 가진 쪽이 표준을 만들고 표준을 만든 쪽이 생태계를 통제한다. 물리적 충돌은 없지만 구조적 패권경쟁이 치열한 현실을 반영한 선택이다.
특히 디지털지도는 공간 위의 모든 데이터를 연결한다. 여기에는 △국가 기간시설 △물류 네트워크 △통신망 △군사시설 △상업 시설 △에너지 인프라 등이 좌표로 표시된다. 디지털지도는 단순 위치표시를 넘어 국가시스템의 구조도인 것이다. 결국 공간정보데이터는 국가안보와 산업생태계를 담고 있는 국가전략자산인 셈이다.
김 대표는 “AI시대에 고정밀 디지털지도가 빅테크 플랫폼에 장악되면 디지털 식민지로 전락된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국가들은 데이터를 철저히 관리한다. 유럽 일부국가는 ‘디지털 주권’을 공공정책의 핵심 개념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일부 ‘조건부 반출 허용’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한다. 조건을 달아 반출하더라도 AI 모델학습과 구조분석이 이춰지면 실질적 통제는 어렵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영구적 무상 사용권의 상호보장 △대등하고 호혜적인 데이터 교환 구조 △국제표준 기반의 개방적 서비스 체계 △군사·전략적 전용을 금지하는 평화목적 사용 원칙 △우리 정부가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술·법적 장치 등을 제시했다.
“디지털지도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안보 산업 주권이 걸린 현재와 미래의 전장이다. 우리 디지털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가져야 할 때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이 ‘디지털지도 전쟁’에서 승리하길 진심으로 바랐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