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록 전남지사

"면역치료 중심 첨단의료단지 필요"

2021-10-28 11:40:17 게재

화순백신특구 잠재력 풍부

국가경쟁력 차원 접근해야

"국내에 유일한 화순백신산업특구를 중심으로 백신산업 성장을 이끌면서 면역치료 중심의 첨단의료산업 기틀을 닦았습니다."

김영록(사진) 전남지사는 낙후된 전남을 살릴 미래산업으로 '바이오·헬스산업'을 생각했다. 취임 이듬해 '블루 바이오'를 제시하고, 천연물산업 연구기반을 강화한 것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2년 남짓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 그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정부가 글로벌 백신허브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전남도는 바이오·헬스산업 중에서 면역치료제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면역치료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과 치매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약물과 방사능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말기 암 환자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는 시장규모를 165조원으로 추정한다. 고령인구 증가 등으로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거대한 시장을 놓고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이 국립암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중국과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면역치료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응이 더디다. 해마다 암 환자 수천명이 일본 등으로 원정치료를 떠날 정도다.

김 지사는 "생산기반이 잘 갖춰진 화순백신산업특구를 활용하면 면역치료제 자급화를 이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신이 특정 질병이나 병원체에 후천성 면역을 주는 의약품이어서다. 화순에는 전남 생물의약연구센터와 전임상이 가능한 화순전남대병원, 백신을 생산하는 녹십자 화순공장이 있다. 또 면역치료 원천기술을 개발할 '국가 면역치료 플랫폼', 백신 기술 및 인허가 절차를 지원할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백신 연구개발 및 전임상, 생산 및 인증에 이르는 기반시설이 모두 집적됐다.

여기에 'AI 기반 첨단신약 개발 플랫폼'과 '백신 및 면역치료제 성장 단계별 지원'이 가능한 기반도 만들 예정이다. 보통 신약을 개발하는데 15년 정도가 걸리고, 2조~3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간다. 반면 AI 기반 첨단신약 개발 플랫폼을 만들면 소요 기간과 비용이 절반 이상 줄기 때문에 신약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다.

전남도는 비교우위에 있는 천연물을 이용한 면역치료제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소재생산, 제품화에 이르는 천연물 전주기 산업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화순에 박셀바이오라는 면역치료제 스타기업도 탄생했다. 항암면역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이 회사 시가총액이 1조원에 이른다. 현재 연구진 4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 분야는 기술만 있으면 투자 받기도 쉽고, 창업도 용이하다.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분류된다.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전남도 입장에선 꼭 필요한 산업분야다.

전남도는 세계가 면역치료제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만큼 백신 생산시설을 모두 갖춘 화순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해야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지사는 "우리가 면역치료제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화순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서둘러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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