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 자본화율 감소' 바이오 이외 기업도 영향
금감원 테마감리 이후 줄어
재무보고품질 낮은 기업은 자본화율 감소 두드러져
조사 대상이 된 전체 상장기업의 연구개발 지출 자본화율 평균은 7.7%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자본화율에 비해 2.0%p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마감리 이전의 평균은 9.6%였지만 테마감리 이후 평균이 6.6%로 감소했다.
양 교수는 "이는 테마감리의 외부효과로 직접적인 감리 대상이 아니었던 제약·바이오 외의 기업에서도 테마감리 효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 기업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 127개로 총 520개(기업-연도 관측치) 표본이다.
비교 대상인 다른 분야 기업은 상장회사 1552개, 총 6084개(기업-연도 관측치) 표본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테마감리 실시 직적 연도인 2016년도의 연구개발비 자본화율이 높았던 기업일수록 테마감리 이후 자본화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양 교수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기업들이 테마감리 시행 이전 다소 공격적으로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약·바이오기업의 재무보고품질에 따라 테마감리로 인해 영향을 받는 강도가 달랐다.
재무보고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일수록 자본화율 감소 효과가 증폭됐다.
재무보고품질은 재량적 발생액으로 측정했고. 재량적 발생액이 높을수록 자본화율 감소효과가 컸다.
재량적 발생액은 경영자 재량에 따라 이익을 달리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익을 늘리거나 손실을 감소하고자 하는 유인이 있으면 재량적 발생액 금액이 증가한다.
양 교수는 "재무보고품질이 낮은 기업이 테마감리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했을 것이라는 예측을 지지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테마감리 이후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지출 자본화율이 감소하는 것에 더해,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기회주의적으로 활용할 유인이 큰 기업에서도 테마감리 이전 대비 이후에는 자의적 회계처리 행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회계처리 관행 변화가 투자자에게는 유용한 정보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마감리 이후 제약·바이오 기업에서의 자본화된 연구개발 지출의 가치 관련성이 기타 기업에서의 가치 관련성에 비해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테마감리로 인해 제약·바이오 기업이 더욱 신중하게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기술적 실현가능성 등을 평가하게 됨으로써 정보이용자에게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는 증거라고 양 교수는 설명했다.
양 교수는 "감독당국의 테마감리가 기업의 회계처리를 무리하게 제한하기보다는 공격적인 회계처리 행태를 바로잡음으로써 정보의 유용성 또한 높였다는 것으로, 일련의 감독활동이 어느 정도 의도한 효과를 거두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 12월 금감원은 2018년도 테마감리시 중점적으로 점검할 4가지 회계이슈를 발표했다. 첫 번째 이슈가 '개발비 인식·평가의 적정성'으로, 연구개발비가 무형자산 인식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과도하게 자산화되고 있는 현황을 이슈 선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2018년 9월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감독지침'을 발표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개발단계에서 사용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려면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인식요건의 첫 번째로 '무형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을 꼽았다. 신약·바이오시밀러 등 약품유형별 연구개발비의 자산화가 가능한 임상승인 단계를 분류해서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