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내달 중고차시장 진출 선언
2021-12-24 11:02:17 게재
생계형적합업종 지정 촉각
2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다음달부터 중고차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업체가 소속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정만기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국내 완성차업계는 내년 1월부터 사업자 등록과 물리적 공간 확보 등 중고차 사업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며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법적으로 중고차시장 진입에 제한이 없음에도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 반발로 인해 3년간 시장 진입을 자제해 왔지만, 거듭된 협상에도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업체 등록만 하면 완성차업체도 중고차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돼 있다. 당초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입이 불가능했지만 2019년초 지정 기한이 만료돼 지금은 법적으로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이에 기존 중고차업체들이 다시 한번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고, 동반성장위는 2019년 11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하지 않았다.
중기부는 지정 심의 시한인 지난해 5월을 넘겨 현재까지도 심의위를 열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재로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가 함께 참여한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까지 발족했지만 여기에서도 상생안 도출에 실패했다.
완성차업계는 기존 중고차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연간 거래대수 점유율을 내년 5%, 2023년 7%, 2024년 10%로 단계적으로 늘려 나가겠다는 합의안을 제시했지만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완성차업계는 더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하에 본격적인 중고차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기아는 꾸준히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해온 만큼 내년부터 자사가 품질 등을 인증한 중고차를 판매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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