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하 가죽공방하 대표의 희망가> “가장 어렵지만 잘 버텨 새로운 목표 이루겠다”
취미로 시작한 가죽공예, 전문공방으로 창업
고품질로 온라인판매도 확장세
사회적기업을 확대 모색 중
소상공인 삶이 팍팍하다. 코로나19는 고통을 가중시켰다. 깊은 상처를 안고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가족과 행복하고 싶어서다. 처음 가졌던 꿈을 포기하기 싫어서다.
지난 23일 만난 김연하 가죽공방하 대표도 희망가를 부르는 소상공인이다. 가죽공방하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해 있다. 김 대표가 대표이자 직공인 1인 기업이다. 현금·카드 지갑, 양면 키링(열쇠)지갑, 네임택, 여권케이스 등 주로 생활소품 20여종을 주문받아 만들고 있다. 가방도 만들기는 하지만 주력으로 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 덕분에 가죽과 연을 맺었다. 아이 그림과 글, 조형물을 모아 책자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았다. 이때 가죽표지 제본을 접했다. 느낌이 좋아 가죽제본을 하기 위해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한 가죽공예는 6년가량 계속됐다.
취미는 사업으로 확대됐다. 2013년 서울 구로구 개봉동 주택골목에 10평 남짓 사무실을 얻고 공방을 열었다. 공방은 제품생산보다는 교육 위주로 진행됐다. 당시는 가죽공예가 주목받기 시작하던 때라 수강생 모집은 가능했다. 창업초기 공방운영은 나름 잘 됐다.
2016년 가죽명함지갑 주문이 들어오면서 제품생산도 이뤄졌다. 만든 명함지갑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온라인판매도 시작됐다. 이때 연매출이 8000만원까지 찍었다.
차츰 주변에 가죽공예공방이 생기면서 수강생이 점차 줄어갔다. 코로나19는 김 대표를 위기로 내몰았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매출은 60% 가량 줄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수강생 교육을 할 수 없었다. 주문제작도 거의 중단돼 온라인판매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가죽 수제품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겨냥해 온라인판매에 정성을 들였다. 결과는 좋았다. 20만원에 불과하던 판매량이 연 1600만원까지 상승했다. 제품 종류를 늘리자 지금은 4000만원 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에도 그나마 온라인매출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의 인건비는 생각도 못한다.
원부자재가격 급등은 큰 고민거리다. 원부자재가격이 최근 30% 정도 올랐지만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품질을 고집하는 김 대표는 주로 수입산(이태리) 가죽을 사용한다. 국산 가죽은 제작업체도 적고 원하는 품질이 없어서다. 김 대표는 “고품질에 맞는 적절한 가격선을 찾을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희망가를 부를 수 있는 건 기댈 언덕이 생겨서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재단, 서울시 등에서 운영하는 지원사업은 공방 경영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있다.
최근에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선정한 케이테그(K.tag) 인증기업이 됐다. 케이테그는 소상공인연합회 공동브랜드 인증사업이다.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소상공인업체로 인증 받은 것이다. 2021년 현재 인증받은 업체는 194곳이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가 판로나 정책지원 연계 등 세심하게 살펴주는 노력이 엿보여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공방을 사회적기업으로 만들어 취약계층 일자리도 늘리고 공익활동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지금이 가장 어렵다. 잘 버텨 새로운 목표를 꼭 완성하고 싶다.” 가죽공방하에서 김 대표의 꿈을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