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라"
2022-02-16 11:09:22 게재
안다자산운용 "SK바이오사이언스 물적분할·상장 후 주주가치 훼손"
집중투표제·배당증대·사외이사 ESG 전문가 추천 등 주총 안건 제안
16일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 이사회에 올해 정기주주총회 상정 안건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주주제안 안건에는 △집중투표제도입 정관 변경 △배당액 증대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선임 등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
안다자산운용은 "과거 SK케미칼이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해, 소수주주들이 지지하는 이사의 경영참여가 제도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SK케미칼의 정관 제 31조 제3항의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상법 제 382조의2에서 규정하는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삭제하고 상법상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를 위한 기본 단계인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했다. 집중투표제란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보유주식 1주당 이사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소수주주도 의결권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소수주주의 권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도로 꼽힌다.
배당성향을 국내 상장사 평균 수준으로 높이라는 요구도 포함했다. 보통주 1주당 6000원, 우선주 1주당 6050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당기순이익의 약 39% 가량을 배당하라는 내용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896억원, 영업이익 555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별도기준으로 30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사가 발표한 배당수준은 당기 순이익 대비 19%에 머물렀다. 이는 해외 경쟁사의 배당성향(60~70%)은 물론, 국내 상장사 평균배당성향(40%)에도 못미치는 수치라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의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후보로 안다자산운용 ESG본부 박철홍 대표를 추천했다. SK케미칼 이사회 구성에 법률 및 ESG 전문가가 부재한만큼, 해당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을 확보하라는 취지다. 박 대표는 국내 대형 법무법인에서 14년 이상 M&A 및 기업구조조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고,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서 4년 이상 감사로 활동하는 등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SK케미칼은 회사 경영진의 이익과 전체 주주의 이익이 일치되어 있지 않은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해 이러한 이해상충 상황을 조정하고 주주와 경영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안다자산운용은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의 물적 분할과 상장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배당 성향 확대 등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SK케미칼에 보냈다. 그러나 SK케미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자 이달 8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SK케미칼 소액주주연대도 이에 동참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 8일 안다자산운용은 소액주주들의 위임을 얻어 사측에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11일 이를 인용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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